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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전쟁' 한판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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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전쟁' 한판 붙었다

입력
2001.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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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식품업계에 매콤한 김치바람이 휘몰아 치고 있다.두산, 동원, 풀무원, 제일제당, 농협등 메이저업체들이 김치부문을 핵심사업으로 내세우며 투자를 본격화하면서연간4,600억원 대 상품 김치시장을 둘러싼 쟁탈전이 한층 가열될 조짐이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이나 유럽인의 입맛에 맞춘 ‘글로벌 김치’의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본 일변도의 해외 수출시장에서도 일대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종가집김치’를 생산하는두산식품BG는 경남 거창군 가조면 석강농공단지에 세계 최대 규모(일일 생산량 80톤)의 김치공장을 준공해 20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두산은 최신 자동화시스템을 통해 연간 2만4,000톤의 완제품 김치를 생산, 국내 최대의 김치 메이커로서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거창은 중남부 지방의 고냉지 및 월동배추의 산지와 인접한데다 김치 담그기에 가장 적합한 ph 8~9의 지하수를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며 “다양한 신제품 개발과 포장방법 등의 차별화를 통해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풀무원은김치부문을 주력사업으로 양성한다는 방침아래 이달 초김치 해외수출 1위 업체인 정안농산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풀무원은 정안농산의 김치 제조노하우를 토대로 포기김치와 갓김치, 열무김치, 총각김치, 오이 및깍두기 등연내에 22종의 프리미엄급 김치 신제품을 개발,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풀무원 관계자는 “무공해 천연제품을 추구해 온 회사 이미지를 살려 일체의 화학 첨가물을 넣지 않은 유기농 김치로 승부하겠다”며 “주요 백화점의 식품 판매대에 고객이 원하는 김치를 직접 포장해 사갈 수 있는 코너를 신설하는 등 친밀도 높은 마케팅을 전개해 내년부터는 연 12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두산은 김치의톡 쏘는맛과 비린냄새를 싫어하는 미국, 유럽인들을 겨냥해 올 초 ‘냄새 나지 않는 김치’를 개발, 구미시장 개척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제품은 마늘, 생강, 파, 고춧가루등 기존김치의 주재료를 사용하면서도 김치의역한 냄새를없앤 것이특징. 특히 냉장 상태에서 통상 1개월 정도밖에 보존할 수없는 기존김치와 달리 특허 출원한‘저발효취 숙성법’이라는 신공법을 사용, 5개월 이상 싱싱한 상태로 보존이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이에 맞장구를 치듯 제일제당도 곧 바로 전세계인들의 입맛에 맞는 글로벌 퓨전김치를 내놓으며 추격전을 펼치고있다.

제일제당은 서양 샐러드와 유사한 ‘크런치 오리엔탈(Crunchi-Oriental) 김치’를 비롯해 멕시코식 ‘살사김치’, 과자와 함께 먹는 ‘스낵김치’, 독일식 채소절임‘크라우트 김치’등퓨전 스타일의 김치를 잇달아 출시, 해외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무료시식회를 여는 등 틈새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업체들이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출물량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

업계에 따르면올들어 4월 말까지 김치 생산업체들의 수출실적은 2,452만 달러(8,134톤)로 지난해 동기보다 79.1% 증가했다.

수출지역은 일본이 전체의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아직 일본 편중현상이 심한 편이긴 하지만, 상승폭이 커지고있다는 것은그만큼 김치에 대한 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반증이다.

업체별로는 정안농산, 두산, 농협, 삼진, 진미식품, 한국농산 등의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 김치업체 관계자는 “주요 업체들이 다양한 기호와 입맛을 겨냥한 신제품을 개발,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한국의 김치가 일본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한 게 88서울올림픽 때였음을 감안하면 2002년 한일월드컵을 앞둔 현 시점이야 말로 해외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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