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신인왕은 무명에서 나온다?’ 프로축구 정규리그 첫 날 경기에선 “못보던 친구들이 눈에 많이 띄였다.” 안양 LG의 한정화(19)와대전 시티즌의 탁준석(22), 성남의 김용희(22) 등 무명들이 돋보이는 활약으로 신인왕 경쟁의 불을 당겼다.지난 해 최태욱 박용호 등 고졸선수들로 재미를 본 안양 LG는 올해 고졸 새내기한정화(오른쪽 미드필더)에게 베팅을 걸었다. 조광래 안양감독이 “‘한국의 오웬’으로 키우겠다”는야심차게 지목한 선수이다.
지난해 8월 추계중고연맹전에서 득점왕(7골)에 올라 프로팀과 대학으로부터 동시에 구애를 받았다. 조광래감독은 “파워와 세기는 아직 부족하지만 슈팅력과 돌파력이 뛰어나다”며 “수비수들의 움직임을읽어내는 지능을 겸비해 장차 오웬처럼 클 것이다”고 치켜세웠다. 173㎝로 체격도 마이클 오웬과 닮은 한정화는 정규리그에서 조커로 출전해 성인무대를 누빌계획이다.
한정화가 비록 기록에는 잡히지 않았어도 돋보이는 플레이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면,그의 중학교(광명중) 선배인 대전의 탁준석(22)은 기록상으로 산뜻한 출발을 했다. “역습기회를 놓치지말라”는 이태호 감독의 주문을 받고 출전한 17일 전북 현대와의 홈 개막전에서 1골 2어시스트를기록했다. 대전에 3순위로 입단한 탁준석은 아디다스컵 조별리그에서도 1골1도움을 올려 프로축구의 새별로 두각을 나타냈다.
탁준석은 “‘네덕분에 개막전이 쉽게 풀렸다’며 선배들이 어깨를 두드려줘 힘이 난다”면서 “팀의상위권 도약이 첫째 목표이고 신인왕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른쪽 공격형 미드필더인 그는 육상선수출신으로 100㎙를 11초에 주파하는 준족이다. 아디다스컵에 이어 전경기에 출장해 일찌감치 신인왕 후보 반열에 올랐다.
한정화와 탁준석이 불을 당긴 신인왕 레이스에 성남 김용희(22)도 가세했다.성남에 2순위로 입단한 김용희는 지난 달 21일 브라질 산토스와의 대구월드컵경기장 개막전에서 한 골을 넣으며 이름을 알렸다.
성남의 취약포지션인오른쪽 윙백으로 나서 제몫을 하고 있는 그는 삭발로 이번 정규리그를 맞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러나 이들 무명신인들이 신인왕타이틀을 획득하기 위해선지명도와 개인기에서 가장 앞선 히딩크 사단의 주전멤버 송종국(부산)을 비롯, 경희대시절 골게터로 이름을 날린 김영근(대전) 등과의 경쟁에서 이겨야한다.
김정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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