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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 공격對 뚝심…춘란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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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 공격對 뚝심…춘란배 승자는?

입력
2001.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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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혁과 왕리청(王立誠). 한국과 일본 바둑계 ‘최고의공격수’로 불린다. 보는 이들의 손에도 땀이 흥건하게 흐르도록 하는 이 화끈한 전사들이 큰 판에서맞붙는다.22일부터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벌어지는 제3회 춘란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전이다. 3번 싸워 2번을 먼저 이기면 우승이다.

유창혁 9단의 왕리청 9단에 대한 전적은 3승 4패로 미약한 열세. 1998년제2회 LG배 세계기왕전 결승 5번기에서 2승 3패로 패한 바 있다.

유 9단에게 있어 이번 춘란배 결승대국은 3년 전의 패배를 설욕하는 동시에통산 전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이다.

‘일지매’ 유창혁은 공격바둑의 진수를 보이며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스타 기사. 그러나 화려한 기풍에 비해 전적은 신통치 않다.

현재국내 기전에서는 무관인 신세. 지난 해 제5회 삼성화재배 국제기전에서 우승한 것이 그가 가진 유일한 타이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 9단이 이창호,조훈현 9단과 함께 ‘한국의 트로이카’로 불리는 이유는 강자들의 발목을 잡는 ‘저격수’로서의저력이 있기 때문이다.

국제기전 같은 큰 승부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일각에서는“사소한 국내기전은 일부러 포기하고 목돈이 되는 국제기전에만 신경을 쓰는 것 아니냐”고 농담을 섞어해설하기도 한다.

대만 출신의 일본기원 소속 기사 왕리청 9단은 이미 일본 바둑계를 평정한 인물.끈질긴 승부욕과 다 진 바둑을 극적으로 역전시키는 ‘흔들기’의 명수이다.

이번 춘란배 결승전은 일본 무대 석권이후 세계 바둑을 평정하려는 그의 야심을 구체화하는 작업의 하나이다.

유 9단이 왕 9단을 제압하고 춘란배 우승컵을 거머쥘 수 있을까. 많은 프로기사들은‘희망적’이라고 예상한다.

최근 유 9단이 전성기의 기력을 빠르게회복하고 있는데다 한 번 불이 붙으면 무서운 기세로 상대를 밀어 붙이는 저력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유 9단의 전적은 20승 7패로 고단자중 조훈현 9단에 이어 2위. 승률도 74%로 15번 이상 대국을 치른 기사들 중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더욱 희망적인 것은 지난 주 열린 제5회 LG배 세계기왕전 16강전에서 왕9단에게 불계승을 거둬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시종일관 유 9단이 반상을 주도하는 등 바둑의 내용에 있어서도 왕 9단을 압도했다.

중국에서 주최하는 유일한 세계기전인 춘란배는 1998년 중국 장수(江蘇)성 타이저우(太州)시에본부를 둔 전자제품 생산업체인 춘란그룹이 창설했다.

중국의 바둑열풍을 등에 업고 창설됐지만 그러나 ‘객들의 잔치’로불린다. 주최국인 중국은 지금까지 단 한번도 우승하지 못하고 한국과 일본 기사들의 각축장이 돼왔다.

이번 대회에서도8강까지 중국기사가 5명이 진출하는 등 초강세로 대회를 시작했으나 준준결승과 준결승을 치르면서 모두 탈락했다.

22, 24, 26일 벌어지는 결승전3개 대국은 세계사이버기원(www.cyberkiwon.com)을 통해 생중계된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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