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사람이나 짐승, 물건등을 손으로나 손에쥔 것으로 후려서치다 (피시딕 국어사전)●새정의:동작을 말하는 '하다'의 공격적인 표현
●용례:영화나 한판 때리자. 짜장면이나 한그릇 때리자.
영화 ‘친구’가빅히트 하면서 “우린 친구아이가”하는 부산 사투리까지 덩달아 유행하고 있다 . 어쨌건 ‘친구’는여러모로 부산 사투리가 풍기는분위기에 신세를 많이진 영화다.
‘우린 친구아이가’라는 말에서는 맹목적인 우정이 철철넘쳐 나는 듯 느껴지지만, “우린 친구잖여”나 “우린 친구아닌가잉” 혹은 “우린친구잖아”라고 할때는 왠지 전혀다른 분위기의 우정이느껴진다.
이처럼 한사람이 어떤 말을쓰느냐에 따라 그사람의 내면까지 엿볼수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기성세대들은 요즘 젊은사람들의 성향이 너무공격적이 돼 가는것은 아닌가 우려한다.
멋진것을 보거나 기분이좋을 때는 ‘죽인다’고하고 ‘다른 사람들을 압도할 수 있는재능’은 ‘필살기(必殺技)’라고까지 한다.
서울 동성고김행수 교사는 “아이들이 하는놀이가 대부분 전쟁을소재로 한 컴퓨터게임이라서 사용하는 언어마저 공격적으로 되는 것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교사는 얼마전 4교시 수업시간에 있었던 일화를 들려줬다. 수업시간이 좀길어지자 한 학생이손을 들어 “선생님, 밥때릴 시간인데요”하더라는 것이다. 한참만에야 그 말이‘밥 먹을시간’이라는 말이라는 것을어림짐작으로 알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치다’ ‘공격하다’는 뜻의 ‘때리다’는요즘 거의 대동사 ‘하다’의의미로 광범위하게 쓰인다. ‘전화해’도 ‘전화때려’라고 하고 ‘술한 잔 하자’도 ‘술한 잔 때리자’고 한다. ‘영화 한 편 보자’도 ‘영화한 편 때리자’, ‘낮잠을 잤다’도 ‘낮잠때렸다’고 한다.
어떤 이들은 ‘때리다’를비롯해 ‘꺾다’(술마시다), ‘갈구다’(쳐다보다), ‘까대다’(대들다) 같은 요즘세대들의 언어를 그들만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한 ‘공격적인 자기 표현’이라고 말한다. 즉 ‘보자’ ‘하자’ ‘먹자’ 하는식으로 구분된 기존의 언어체계들을 스스로허물어 버림으로써 자신들을 ‘비정상’으로만들고 이 과정에서 자신들을 영역을 확보할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때리다’와 같은단어는 단순히 공격적인 특성을 드러내는 데서끝나는 것이 아닌그들만의 영토를 만드는정치적인 함의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김기철기자
kim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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