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대한 욕망은 인간의 본능이다.” 뉴스의역사 (History of news) 라는 책에서 미첼 스티븐스가 한 말이다.그는 신기하게도 남태평양의 작은 섬이나 아프리카의 오지, 뉴욕이나 파리 등 어느 곳에 살든 사람은 뉴스에 본능적 충동으로 반응한다는 인류학자들의 기록에 의지해 이같은 명제를 내놓았다.
스티븐스의 논리에 따르면,뉴스를 전하는 신문과 방송은 우리의 본능적 충동을 만족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그리고 미디어의 역사는 기술 측면에서만 보면 이러한 충동 만족에 필요한 시간을 끊임없이 단축시켜온 과정이다. 책에서 잡지로, 라디오와 텔레비전에서 팩스와 인터넷으로의 변화가 이를 뒷받침한다.
한국일보가 오늘부터 시도하는 M코드 서비스는 또한차례의 혁신을 의미한다. M코드는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뉴스와 독자의 관계를 바꿔놓는다.
하나는 역시 신속성이다. 인터넷 신문의 등장으로 기자들에게 24시간 마감시대가 열렸다면, M코드는 기자의 기사 작성과 독자의 기사 읽기 사이의 시차를 최소화해 주는 기술이다.
기사가 완성돼 코드가 부여되기만하면 독자는 즉시 그 기사를 읽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이다. 또 마우스를 클릭해 원하는 기사를 찾아가는 검색단계도 대폭 축소된다.
M코드의 두 번째 기여는읽는 자유의 확대다. 인터넷 신문은 적어도 컴퓨터와 통신망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M코드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은 휴대폰을 통해 뉴스를 접할 수있기 때문에 집이나 사무실, 근거리 통신망 등의 제약조건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 있다. 전자신문 연구자들이 안타깝게 유지시키려는 종이 신문의최대 장점인 휴대가능성을 모두 살려낸 뉴스전달 방식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우리나라는 M코드의 등장으로뉴스 전달 분야에서 다시 선진국을 앞서는 실험을 시작했다. 성공 여부에 따라 신문산업의 발전 방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러나이러한 기술적 발전과 동시에 반드시 생각해야할 요소가 있다.
이는 전달되는 기사의 품질과 신뢰도이다. 컬럼비아 대학의 제임스 캐리 교수는 정보를가공하고 전파하는 커뮤니케이션 기술과 그 영역은 끊임없이 혁신되고 확장되지만,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저널리즘은 지나친 상업주의에 압도돼 정체성을 상실하고 단순정보 생산자로 전락해 간다고 한탄했다.
한국 언론인들도 반드시 한번쯤 새겨야하는 비판이다. M코드를 도입하는 한국일보의 혁신 의지가기사의 품질을 높이는데도 지속적으로 투입되기를 기대한다.
이재경 이화여대 언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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