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조짐의 경제 성장률에 초점을 맞춰야 하나, 아니면 상승 조짐의 물가 상승률에 주목해야 하나.정부가 당초 잡았던 올해 경제운용계획(GDP성장률 5~6%, 물가 3%대)이 세계 경제 침체 등과 맞물려 대대적인손질이 불가피해지면서 ‘금리 정책’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침체된 경기 부양을 위해 콜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내외 안팎에서 다시 강력 제기되고있지만, 농수산물 가격 상승 등에 따른 부담으로 4%대로 수정이 불가피한 물가를 감안할 때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금융통화위원회관계자도 “이달말께 발표되는 5월중 산업활동동향 등을 면밀히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며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외 안팎에서 3ㆍ4분기 중 한국은행이 콜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잇따르고 있다.
살로먼스미스바니(SSB)는 최근 주간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이 지난 8일 금융통화위원회 발표문에서 ‘인플레이션’이라는 단어를 뺀데다 성장률저하를 우려한 만큼 금리 인하 가능성이 많다”며 “소비자 물가지수가 운용 목표인 4% 수준 이하로 하락하는 9~10월 중 금리를 낮출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JP모건은 최근 “3ㆍ4분기 중에는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대신경제연구소는 “미국이 27일0.25~0.50%포인트의 단기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여 국내 콜금리 인하를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봉균(康奉均)한국개발연구원(KDI)원장도 이날 서울국제금융투자포럼 연설에서 “하반기 만기도래하는 32조원의 회사채를 순조롭게 차환발행하고 자금의 단기부동화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책금리인 콜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 내수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제고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대세는 ‘현 상태(5%) 유지’다. 한국은행이 올해부터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끌고 가는상황에서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을 떨쳐버리기 힘들 것이란 견해다.
특히 ‘콜금리 인하 = 투자 증가’라는 공식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것도 이 같은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금융연구원 정한영(鄭漢永)연구위원은 “시중에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해 기업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콜금리를 낮출 경우 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만 더욱 부추길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全曉贊) 연구위원도 “이미 경기가 바닥을 치고 상승국면에 접어든 상태인데 굳이 물가 부담을 안고 콜금리 인하를 단행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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