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과 경찰이 형 집행정지중인 민주노총 단병호(段炳浩)위원장 등 지도부에 대해 일제 검거령을 내리고 이에 노동계가 강력 반발하는 등 노ㆍ정이 대결국면으로 치닫고 있다.정부는 대한항공 노사가 ‘형사처벌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한다’는 합의에도 불구하고 불법파업에 대해선 일말의 ‘관용’도 베풀지 않고 엄정하게 처리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다.
단 위원장 재수감 지시나 파업이 끝난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집행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파업 중인 서울대 등 국립대 병원 노조 엄단 방침 등은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예상보다 강경책으로선회한 것은 구조조정 등을 반대하고 있는 노동계의 불법 파업을 묵과할 경우 경제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조기 레임덕 현상까지 몰고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연대파업 등으로미뤄 현 정부의 가장 강력한 비판 세력인 민주노총과의 관계 개선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보고 정권재창출 등을 위해서라도 민주노총에 대해 경고와 견제를하지 않을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것이 노동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번 연대파업 과정에서 항공사와 병원들의 파업 참여로 민주노총이 ‘명분없는 파업’을 이끌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형성 된데다 민주노총의 결집력도 약화하고 있는 사실 등이 감지되면서 정부가 강경책을 쓸 수 있는호기로 판단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대해 민주노총은 16일 서울 대학로 민중대회 등을 열고 ‘김대중 정부 퇴진운동’을 공식적으로 언급하는 등 강력 대응의사를 밝히고 있다. 파업열기가 다소 가라앉기는 했지만 다시 한 번 세를 결집, 2단계 투쟁에 들어가겠다는 복안이다.
결국 과거 정권에 비해 노동계를 지지기반으로 두려고 했던 현 정부와 노동계의 가장큰 세력인 민주노총이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너면서 당분간 긴장국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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