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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새콤한 육수에 겨자를 살~짝' "여름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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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 '새콤한 육수에 겨자를 살~짝' "여름이 맛있다"

입력
200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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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 내내 우리는 얼마나 많은 냉면을 먹을까.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하는 초여름. 얼음을 동동 띄운 시원한 냉면 한 그릇 생각만해도 입에 군침이 돈다.냉면은 용도가 다양한 음식이다. 무더운 여름 식사 대용으로, 오후 늦게 출출한 속을 채워주는 간식용으로, 갈비 한 점을 뜯고 난후에 먹는 입가심 음식으로….

여름철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에게도 제격인 것이 냉면이다. 서울프라자호텔 정왈금 주방장은 “냉면 육수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고 식초가 들어가 땀을 많이 흘린 후에 피로 회복제 기능을 한다”라고 말했다.

또 냉면에 넣어 먹는 겨자는 여름철에 식품이 상하는 것을 방지해 준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나주부들이 간단히 한 끼를 때울 수 있는 알맞은 양으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함흥냉면, 평양냉면

메밀가루에 육수 국물이 흥건한 평양식과 감자녹말의 질긴 맛과 홍어, 가자미 등의 회를 삭여 매운 양념에 버무린 함흥식 냉면. 우리가흔히 먹는 냉면의 대명사다.

북쪽 지방을 중심으로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온돌에서 속까지 시원한 냉면을 즐기던 풍속은 한국전쟁 이후 남쪽으로 퍼져이제는 사계절 가릴 것 없이 즐기는 음식이 됐다.

함흥냉면의 본령은 맵고 칼칼한 양념과 쫄깃한 면발 맛이다. 100% 고구마전분을 쓰거나 메밀과 녹말가루를 섞은 면이 잘 끊어지지않아 입속에서 우물거리며 씹어먹는 맛이 일품이다.

비빔냉면에 찬 육수를 주전자 채로 부어가며 매운 맛을 조절하는 것이 정통식. ‘함흥’ 혹은 ‘함남’ 등의 옥호를 가진 냉면전문 체인점도많지만 아무래도 발품을 팔며 전통있는 함흥냉면집을 찾아가는 것이 제 맛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서울 중구청 인근의 오장동에 가면 함흥냉면집이 몰려 있다. 오장동 흥남집(2266-0735)이나 신창면옥(2273-4889) 등이대표적. 명동 파파이스 뒷골목의 함흥면옥에서 회냉면이나 고기 비빔냉면을 시켜도 함흥냉면의 진면목을 살필 수 있다. 평양냉면은 원래 추운 지방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잡곡류인 메밀을 이용해 면을 만들었다. 텁텁한 메밀맛에 면발이 툭툭 끊기는 평양냉면은질긴 전분 면발에 길들여진 ‘신냉면세대’의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흥건한 사골육수 국물이 싱거운 듯하면서도 시원한 맛이색다르다.

남포면옥(777-2269) 을지면옥(2274-6863) 필동면옥(2266-2611) 등이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대표적인 평양식냉면집이다. 음식점을 찾는 연령층이 조금은 높은 편.

최근 메밀가루를 자체 방앗간에서 빻아 제작한 면발을 사골 육수에 말아 만든 사리원냉면을 내놓고있는 서초사리원(3474-5005)도 평양식 냉면으로 유명하다. 이밖에 서울프라자 호텔 한식당 아사달(310-7258)에서 맛볼 수 있는 비취빛녹차냉면도 건강식으로 인기다.

▼냉면 삼국지의 승자는

냉면은 우리의 고유 음식이다. 달달한 소스를 가미한 중국식 냉면이나 일본의 냉모밀 등 유사한 ‘찬 국물 국수류’는 많지만 냉면과는 분명히 다른 음식.

‘동국세시기’나 ‘진찬의궤’ 등의 기록이 조선시대부터 즐기던 고유의 음식으로 냉면이 존재했음을 증명한다. 그러나 중국식 냉면이나메밀국수, 일본식 냉모밀도 독특한 풍미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식 냉면은 호텔가 중식당이나 대형 중국음식점에서 판매한다. 닭육수에 밀가루로 만든 자장면 면발이 독특하고 고명도 색다르다.

호텔 아미가 중식당 수춘(3440-8160)의 중국식 냉면은 오향장육과 새우, 해파리, 해삼 등의 고명과 겨자와 땅콩버터가 들어간 소스로 맛을낸 국물이 독특하다.

일본 음식에는 한식이나 중식 같은 냉면은 없다. 하지만 살얼음이 동동 뜬 소스에 메밀을 담가 먹는 냉모밀은 면과 국물의 조화가제 맛. 최근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이다. 교보문고 뒷편 미진호프(730-6198)가 메밀을 장국에 담가먹는 메밀국수로 유명하다.

‘한여름 100그릇 이상의냉면을 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의 냉면마니아가 늘고 있다. 한 가지 냉면만 고집하지 말고 다양한 ‘냉면 삼국지 무대’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냉면 집에서 만드는 법

우선 냉면에 들어갈 면을 만들어 보자. 면 뽑는 기계가 있으면 매실이나 칡, 솔잎 엑기스 등을 넣어 산뜻한 맛과 향을 즐길 수도 있겠지만 가정에서 기계를 갖추는것은 큰 부담. 요즘은 백화점 식품 매장에 가면 매실면, 녹차면 등을 판매한다.

면을 삶을 때는 1분정도만 살짝 끓여서 꺼내 얼음물에 헹궈야 한다. 그래야 면이 엉키지 않고 쫄깃쫄깃해진다.

냉면 육수에는 재료가 많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냉면 육수 10인분 용으로 필요한 재료가 물 6㎕, 양지머리 300g, 사골500g, 진간장 50g, 국간장 20g, 설탕 30g, 마늘 50g, 생강 10g, 건고추 2개, 감초 1쪽, 월계수잎 2잎, 통후추 2g,대파 1/2개, 양파 1개, 배 1개, 사과 1/2개 등이다.

료를 준비했다면 사골과 양지머리를 찬 물에 담궈 핏기를제거한다. 여기에 나머지 재료를 섞어서 1시간 30분 정도 끓인다. 끓이는 동안 떠오르는 불순물을 수시로 제거하고체에 걸러서 식힌다. 식힌 냉면육수에 동치미 국물을 8대1 비율로 섞는다.

냉면은 뭐니뭐니 해도 차게 먹는 것이 제 맛. 그렇다고 냉동실에서 그대로 얼리면 안 된다. 냉동실에 넣은 뒤 육수가 얼려고 할 때마다 저어주면 고급 냉면집에서 볼 수있는 얼음이 살강살강 뜬 육수가 된다.

냉면에 곁들여 나오는 김치는 무, 배, 오이가 기본. 소금에 절인 뒤 식초, 고춧가루를 넣고 하루 정도만 설겅설겅하게 익혀야 아삭아삭 씹힌다.

/도움말=서울프라자호텔 한식당 ‘아사달’ 정왈금 주방장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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