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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위성복 조흥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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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리포트 / 위성복 조흥은행장

입력
2001.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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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은행에 몸 담은지 38년째. 부장, 이사, 상무, 전무를 차례로 거쳐 은행장 자리까지 올랐으니 남부러울것이 없어 보인다.게다가 요즘처럼 외부인사 영입 바람이 거센 은행가에서 위성복(魏聖復) 조흥은행장은 가히 ‘천연기념물’ 같은 존재다.

강력한 리더십, 탁월한 조정력, 뛰어난 실무장악력….그가 아니었다면 조흥은행이 공적자금 투입은행 중 유일하게 독자생존에 바짝 다가서기 힘들었을 거란 사실을 부인할 수 있을까.

“여신 심사 분야에서 그 만큼 실무를 정확히꿰뚫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한 시중은행장의 평가처럼 그는 1996년 시중은행 최초 해외주식예탁증서(DR)발행, 대우그룹과 쌍용자동차의 빅딜 등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성공시켜 실력을 두루 검증받았다.

하지만 그에게도 힘든 시련의 시절이 있었다. 1998년8월 금융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은행장으로 취임한그에게 “구조개혁 시대에 걸맞지 않고 은행부실 책임에서도자유로울수 없다”는 등의 역풍이 몰아친 것이다.

이에 대해 위 행장은 “은행권에서찾아보기 힘든 호남(전남 장흥) 출신 금융인이 정권 교체 뒤 은행장 자리에 오른 것을 두고 근거없는 루머가 난무했다”고 술회하지만, 취임 100일만인 같은 해 11월말 그는 결국 은행합병 임무를완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진 퇴임의 길을 걸어야 했다.

재기의 기회는 의외로 일찍 찾아왔다. 조직장악력, 비즈니스 마인드, 국제 감각 등 여러 기준을 놓고 조흥은행행장추천위가 7명의 후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위 행장이 골고루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퇴임 5개월만인 99년4월 은행권 사상 유례없이 같은 은행의최고경영자(CEO)에 재차 복귀했다.

그로부터 2년여. 일각의 냉담했던 반응을 비웃듯 위 행장은 보란 듯이 조흥은행을 다시 정상궤도로 끌어올렸다.제2차 금융구조조정 태풍 속에서 지난해말 ‘조건부독자생존’ 판정을 받아 새로운 출발의 발판을 마련했다.

“아남반도체 등 상당수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기업을 정상화시켰고, 경영정상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쌍용양회도 이젠 회생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 부실여신의 과감한 매각, 선진적인 시스템 도입, 젊은 외부 전문가 영입등의 ‘파격 경영’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었고 수익성을 제고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이 대로라면 BIS비율 10%, 무수익여신비율 3%, 1인당 영업이익 2억2,000만원등 정부와 맺은 경영이행약정을 연말까지 무난히 맞출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높다. 정부 지분 매각을 통해 성공적으로 민영화를 이뤄야 하고, 정부와의 약속사항인 본점 중부권 이전 문제도 어떤 형태로든 매듭지어야 한다.

“현재주가가 3,000원도 안되는 등 지나치게 저평가돼있는데 민영화를 위해서는 주당 최소 5,700원 이상은 되야 합니다.” 10개월 남짓의 잔여 임기 목표를 ‘주가 올리기’로잡은 위 행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온 금융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영태기자ytlee@hk.co.kr

■수익성 평가 이 정도는 돼야…

조흥은행의 변화는 “글로벌스탠더드의 핵심은 수익성”이라는 위 행장의 지론을 뒷받침하는 다양한선진 시스템 도입에서 쉽게 감지된다.

은행장 집무실 한 켠에 놓여있는 컴퓨터에는 사업본부별, 점검항목별로 건전성을 실시간으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밸런스 스코어카드(BSC)가 작동되고 있다.

파랑(양호), 노랑(중간), 빨강(위험) 등 색깔에 따라 개선해야 할 항목이 어떤 것인지 한 눈에파악할 수 있다. 각 항목을 클릭하면 연도별, 월별 구체적인 수치도 확인할 수 있다.

고객 정보를 자유자재로 분류하고 분석해낼 수 있는 ‘마이닝 시스템’도수익성 제고에 한 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터넷예금 가입 권유고객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시스템에 ‘보통예금에 가입한 고등학생 중 인터넷뱅킹을월 3회 이상 사용하고 계좌 잔고가 50만원 이상인 고객’이라는 조건을 넣으면 1~2시간 내 명단을 출력해낸다.

게다가 이 시스템은850만명에 달하는 고객 개개인의 은행 수익 기여 순위까지 낱낱이 보여줘 수익성 강화를 위한 고객 차별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훌륭한 토대가되고 있다.

■위성복행장 프로필

1939년 전남 장흥

64년 서울대 상학과 졸(2월)

64년 조흥은행 입행(3월)

87년 샌프란시스코지점장

92년 심사부장

92년 이사

94년 상무이사

98년 전무이사(2월)

98년 은행장(8~11월)

99년 은행장 재취임(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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