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1676~1759)의‘취성도(聚星圖)’. 후한(後漢)의 명사인 진식(陳寔)이 구숙(苟淑)의 집을 방문했을 때 그 명성을 듣고 뛰어난 인물들(덕성ㆍ德星)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중국 고사를 화폭에 옮긴 작품이다.겸재 나이 70대에 그린 수묵채색화로,그의 회화적 역량이 한껏 발휘된 명작이다. 지금껏 발견되지 않은 이 작품 원본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21일~7월 8일 서울 인사동학고재(02-739-4937)에서 열리는 ‘조선시대 명화 개인소장품 특별공개전’은 도록으로만 존재했거나원본을 좀체 보기 힘들었던 조선 대가들의 대표작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개인이 소장했던 작품들로대부분 국보급으로 평가 받는다.
회화 33점, 글씨 10점등 모두 43점으로 최근 출간돼 화제를 모은 미술평론가 유홍준(영남대 교수)씨의 고미술 평론집 ‘화인열전’(역사비평사 발행)에서 언급된 대가 8명의 작품들이다.
겸재를 비롯해 연담 김명국(생몰년 미상), 공재 윤두서(1668~1715),관아재 조영석(1686~1761), 능호관 이인상(1710~1760) 등이 그 주인공들이다. 유홍준 교수가 우찬규 학고재 대표에게 제안, 공동주최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은 ‘취성도’ 뿐이 아니다. 현재 심사정(1707~1769)의 ‘딱다구리’와‘파초와 잠자리’, 단원 김홍도(1745~1806)의 ‘세마도(洗馬圖)’, 호생관 최북(1712~1769)의 ‘수하한담도(樹下閒談圖)’ 등 7점이나 된다.
유홍준 교수는 특히 현재의 화조화‘딱다구리’를 조선시대 걸작을 꼽을 때 반드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명작 중의 명작으로 극찬했다.
단원이 60대 때 그린 ‘기노세련계도(耆老世聯契圖)’ 역시 국보급 작품.처음 공개되는 것은 아니지만1804년 개성에 사는 노인 64명의 계 모임 장면을 절묘한 구도로 포착해낸 명작이다.
눈 내린 겨울 한 선비가 칩거 중인 벗을 찾아와 고담준론을나누는 모습을 그린 관아재의 ‘설중방우도(雪中訪友圖)’, 호방한 달마대사를 형상화한 연담의 ‘달마도(達磨圖)’ 등도 오랜만에 전시장에 나와 관람객의 발길을 붙들 것으로 기대된다. 입장료는 어른 3,000원, 학생 2,000원.
김관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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