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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반짝동정아닌 생활문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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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반짝동정아닌 생활문화로

입력
2001.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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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것도 없고 많이 벌지도 못하지만 초등학교 2학년 딸과 자라나는 다른 모든 딸들을 위해서 작으나마 도움이 되고 싶을 뿐입니다.” 군사평론가 김삼석(金三石ㆍ38ㆍ수원 팔달구 매탄동)씨는 이달 초 유산의 1%를 기부하기로 한국여성재단에 약정했다.기부는 더 이상 ‘적선’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기부문화는 아직까지 받을 사람의 처지가 불쌍해서 내는 ‘눈물짜내기’동정 기부나 연말연시의 불우이웃돕기 등의 ‘반짝’ 기부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방송공사와 함께 ‘사랑의 리퀘스트’라는 결연 프로그램을 매주 진행하는 한국복지재단 관계자는 “방송 때마다 평균 1억~1억2,000여만원이 걷히지만 눈물을 자아내는 가슴 찡한 사연이 아니면 모금액수가 크게 줄어든다”며“출연자를 선정할 때 얼마나 슬픈 사연을 가졌는가가 기준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황창순(黃昌淳ㆍ사회복지학) 교수가 올 초 내놓은 설문조사에서도 기부는 ▲연말연시 불우이웃돕기 철인 12월(35.7%) ▲수재민 돕기가 한창인 8월(5.0%) ▲모자가정이나 소년소녀가장 등이 생각나는 5월(5.6%)에집중됐다. 다른 달에 기부를 한 경우는 각 2% 내외에 불과했다.

한국여성재단 박영숙(朴英淑) 이사장은 “‘즐거운’ 나눔, ‘일상적 나눔’이생활 속에 자연스레 정착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성재단 등 민간공익재단들은 월급 0.1%나눔, 유산 1%나눔 등 다양한 소액기부창구를 마련하고 있어 뜻만 있다면 적은 부담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다.

세 딸의 어머니이자 평범한 주부로 얼마전 결혼한 막내딸의 축의금을 여성재단에 기부한 이모(54)씨는 “기부는 특별한 사람만이 하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되물으면서 “앞으로 태어날 손자 손녀에게 좀더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주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기부를 했다”고 말했다.

문의 한국여성재단 (02)595-6364, www.womenfund.or.kr

안준현기자

dejav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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