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혈병과 심장병, 심지어 암 예방에까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비타민C가 오히려 DNA를 파괴하고 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비타민C 효능과 유해성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암약리학센터의 이언 블레어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최신호에서 “시험관 실험 결과 건강유지를 위해 복용하는 비타민C 보충제가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독성물질을 만드는 촉매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블레어 박사는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이 체내에서 만드는 지질(脂質) 하이드로퍼록사이드가 세포내에서 DNA를 손상시킬 수 있는 독성물질 게노톡신으로 전환될 수 있고 이때 비타민C가 촉매작용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의약계에서는 비타민C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윤희상(尹熙相ㆍ46) 경상대 의대 소아과 교수는 “시험관 실험에서는 조건에따라 비타민C가 DNA를 파괴할 수 있고 암을 일으킬 수 있지만 인체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윤교수는 “인간의 생로병사도 결국 인체의 활성산소 때문에 일어나는 과정인데 비타민C는 그런 과정의 진행을 막아주는역할을 하며 많이 먹어도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영식(金英植ㆍ44) 서울중앙병원 가정의학과교수는 “연구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에 섣불리 동의하거나 반박하기 어렵다”면서 “미국 하버드대 윌넷 교수 등의 연구 결과 비타민C를 많이 복용해도 심장병이나 암 예방에 도움을 주지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서홍관(徐洪官ㆍ43) 인제의대 가정의학과 교수도 “인체 실험이 아니기 때문에 그 결과를 그대로 수용하기는 어렵다”면서 “비타민C의 DNA파괴 여부도 중요하지만 현실에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할 것은 지나치게 비타민C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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