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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통령 독대론'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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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대통령 독대론' 유감

입력
2001.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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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당무를 보고할때 배석자 없이 ‘독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이를 지지하는 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15일 “할 말을 제대로 다 하려면배석자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대론은 김중권(金重權)대표가 보고할 때 그 동안 배석해 온 한광옥(韓光玉) 청와대 비서실장을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주장의 옳고 그름에 대해선 여러 다른 목소리가있을 수 있다.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권력 내부에 그럴 만한 사연이 있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 논의의 근저에는 극복하기 힘든 불신의 강이 흐르고있다는 점이다. 한 중진 인사는 “대표가 배석자 때문에 할 말을 못한대서야 말이 되느냐”고 반문한다.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보좌진의 잘못을조목조목 지적하는 일도 비서실장 앞에서 허심탄회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독대론이 도도한 흐름을 형성했던 당정쇄신 요구의 한 ‘대안’으로 얘기되는 것도 씁쓸하다. 상대방을 배제해야 자신의 입지를 넓힐 수 있다는 ‘전부 아니면 전무’식의 발상이기 때문이다.

깊은 불신 상태에서 국정의 효율성을 위해 당과 정부, 그리고 청와대 간 새로운 협의기구를 만든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누구든 대통령과의 독대가 필요하면 할 수 있고 해야 한다. 비서실장이라고 해서 늘 감시하듯 대통령 독대를 막아서도 안 된다.

하지만 보다중요한 것은 국정의 투명성, 권력내부의 견제와 균형이 보장되는 시스템 구축이다.

고태성 정치부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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