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이종범(31)이 정식으로 국내 복귀를 선언했다. 이종범은 15일 저녁 나고야 시내의 한 호텔에서 국내 특파원들과 만나 “그동안 이런 저런말들이 많았는데 이제 광주로 돌아가 다시 야구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고 밝혔다.이로써 지난 3월부터 일본 잔류, 미국진출, 국내 복귀를 놓고 장장 3개월간 방황하던 이종범의 행선지는 국내복귀로 최종 결정됐다.
그러나 이종범은 “아직 해태가 될지, 기아가 될지는 모르겠다. 정확한 날짜를 잡을 수는 없지만 다음 주 귀국, 광주에 자리를 잡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제까지나를 성원해준 호남 팬들을 위해 남은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범은 지난 3월 중순 개막 직전부터 2군으로 떨어진 뒤 ‘남느냐’ ‘떠나느냐’를 반복했다. 4월 중 한차례 2군행 통보를 받은 뒤드래곤즈 이토 대표를 만나 정식으로 퇴단 요구를 했으나 1차적으로 무마됐다.
이후 잠시 1군에 복귀했으나 곧 2군으로 돌아왔고 주니치는 전력으로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이종범은 5월 31일 다시 이적 요청을 했고 주니치는 6월 1일자로 웨이버로 공시했다. 일주일간 데려갈팀이 나타나지 않자 결국은 99년 일본에 진출한 이래 3년 반 만에 완전히 귀국하게 됐다.
나고야=백종인 특파원
jibaek@dailysports.co.kr
■이종범 일문일답
“혹시 홍어라고 아시오? 내 속이 지금 그 홍어 속이요.” 이종범(31)은 ‘얼굴이많이 야윈 것 같다’고 하자 ‘하도 고민을 많이 해 홍어 속 같이 상했다’는 말로 인터뷰를시작했다.
-결심 과정을 설명해 달라.
“나는 명예를 회복하고 돌아가고 싶었다. 고생이 되더라도 미국에서 다시 한번 도전해 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주변의 만류가 심했다. 특히 광주에 계신 연로한 부모님의뜻을 저버릴 수 없었다. 이제는 옆에서 모셔야 할 때 같다.
-귀국 일정은.
“수요일(13일)에 부친이삿짐이 열흘이나 보름쯤 후 부산항에 도착한다고 하니 그전에는 가야 할 것이다. 아마도 다음 주 중 귀국하게 될 것 같다.”
-광주에 돌아간 이후의 계획은.
“아직은 뭐라고 말할 수 없다. 현재는 해태지만 기아가 인수했다고 하니 어느 기업과 계약 협상을 하게 될 지 모르겠다.
다만 내가 할 일은 개인 훈련을철저히 하면서 국내 팬들을 다시 실망시키지 않겠다. 당장 출전은 어렵고 후반기에나 모습을 보일수 있을 것 같다.”
-일본 생활에 대해 한이 남을텐데.
“잃은 것도 많았고 배운 점도 많았다. 아마 나중에 지도자 생활을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최선을 다했지만 역시 사람의 힘으로 안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생각이다.”
-해태 이외의 팀을 원한다는 일부 보도도 있었는데.
“와전된 부분이 많다.현실적으로도 어려운 일 아닌가. 또 이제까지 나를 성원해 준 분들이 주로 호남 팬들이었는데 쉽게 저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이날 인터뷰 후 저녁식사 자리에는 선동열 KBO 홍보위원(38)이 자리를 함께 했다. 선위원은 전날(14일) 저녁 때 1차적으로 이종범을 만나 이 문제에 대한 상의를했던 듯 “현명한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일부 알려진 것 같이 “(이종범의) 국내 복귀를 설득하기 위해 온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한 선 위원은“이렇게 결정한 이상 해태든 기아든 빨리 전력에 보탬이 돼 팀을 예전의 강한 모습으로 만들어 달라”며 옛 해태 멤버로써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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