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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항공 파업, 사측에도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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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항공 파업, 사측에도 책임

입력
2001.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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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과 정부가 우리 편인데요 뭐. 금방 끝날 겁니다.”대한항공 노사간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상 최악의 항공대란이 30분 앞으로 다가온12일 오전 5시30분께.

협상에 참여했던 회사측의 한 고위관계자는 향후 대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다소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

그는 가뭄과 경제난의와중에서 억대 연봉자가 상당수인 조종사들의 파업을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임금문제를 파업요인으로 부각시키면 이틀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예상했다. 민심수습을 위해 정부도 회사 손을 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지난해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노조를 결성한 이후 회사측은 ‘조종사=억대 연봉자’라는 공식을 부각하는 데만 골몰해왔다.

이번에도 회사측은노조가 총액 대비 56%의 임금 인상을 요구할 뿐 ‘안전’ 문제에는 관심이 없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정작 노조가파업시한을 6시간 늦추면서까지 협상과정에서 요구했던 핵심 안건은 ‘안전규정심의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과‘외국인 조종사 고용’ 문제였다.

노조 대표들이 파업시한 4시간을 앞두고서“임금인상은 포기하겠다”고 밝혔지만 회사측은 “이번 협상의 논의안건이아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채 파업시한 30분 전까지 협상장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결론은 파업이었고노조는 “돈만 밝힌다”는 여론의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뒤이어 정부도 ‘법대로’를외치며 노조를 압박했다.

13일 밤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파업이 이틀을 넘기기 힘들 거라고‘예언’했던 회사측 고위관계자는 “우리가 독한 맘 먹고 밀어붙였으면 노조는 박살났을 겁니다”라고‘당당히’ 말하며 합의문을 작성하기 위해 총총히 발걸음을 옮겼다.

사회부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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