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순안공항에 나올 것이라고 북측이 통고를 해 오지는 않았지만 ‘유사 이래 최대환영행사를 준비하라’고 김 국방위원장이 내린 첩보를 입수하고는 공항영접을 확신했다.”지난해 국정원장으로서 6ㆍ15남북정상회담 실무 준비를 지휘했던 임동원(林東源) 통일부 장관은 14일 6ㆍ15 남북공동선언 1주년을 맞아 기자들에게 당시의 뒷얘기와 소회를 밝혔다.
임 장관은 “첩보입수 후 북한 최대의 외빈 환영행사였던 1990년대 초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비디오테이프를 검토하면서 공항영접을 예상했다”며 “북측이 김 국방위원장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경호와 안전을 위해 당초 6월12일이었던 방북날짜를 하루 연기한 것도 공항영접을 확신한 또 다른 요인”이라고 말했다.
임 장관은 가장 인상 깊었던대목에 대해 “김 국방위원장이 공항영접 직후 김 대통령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찾아와 ‘김 대통령은 무서움과두려움을 무릅쓰고 용감하게 평양에 왔습니다. 전방에서는 방아쇠만 당기면 (총알이) 나가는 상황인데 김 대통령께서는 인민군대까지 사열했으니 보통 모순이 아닙니다’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임장관은 이 발언이 아직도 귓전에 맴돌고 있다면서 “과거와 미래, 기회와 위험이 공존하는 전환기에서 우리는기회를 포착해 미래로 전진한다는 자세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장관은 지난해 4월10일정상회담 개최 합의 발표 후 언론으로부터 ▦회담이 정말 이뤄질까하는 의구심 ▦회담의 파트너는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일 것이라는 추측 등이 나와 어려웠다며 “정부로서도정상회담의 합의문 발표를 자신하지 못해 정상간의 만남 자체에 크게 의미를 두었다”고 회고했다.
임 장관은 그러나 당시 국정원장으로서 정상회담 전극비 방북했던 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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