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길을 막고 시민들을 진료대란의 악몽에 시달리게 했던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이 13일 밤 대한항공 조종사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면서 사실상 막을 내렸다.이번 파업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양대 항공사 노조외에는 참여도가 낮고 ‘2일천하’로 끝나 시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그러나 파급효과가 큰 항공사와 주요병원들이 손을 놓으면서 국민적 불편과 경제적 손실이 컸고, 파업과정에서 노ㆍ사ㆍ정이 모두 무책임과 무능으로 일관, 상처만 남겼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4일에도 아시아나 항공 노조와 서울대 등 일부 국립병원 노조가 파업을 계속하고 있어 연대파업의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선봉에 섰던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에 이어 또 다른 전위대였던 병원 노조들도 속속 협상을 마무리 짓고 있어 파업 열기는 확연하게 식어가고 있다.
13일과 14일 파업에 돌입하기로 했던 전국 15개 병원 가운데서울대 등 5곳만이 파업중이다. 파업 중인 병원들도 대부분 비번자 중심의 부분 파업을 벌이고 있어 환자 불편은 예상보다 크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노총에 따르면 파업 첫날인 12일 120여개 사업장에서 5만여명이 참여했으나 13일에는 69개 사업장 4만2,000여명으로 줄고, 14일에는 64곳 3만여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특히 대형 사업장들이잇따라 파업을 철회하고 있어 참여 노조원은 갈수록 급감할 전망이다.
연대파업의 불씨는 사그라들고 있지만, 이번 파업은 노ㆍ사ㆍ정모두에게 소득은 없이 손실만은 남겨 또 다른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한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우선 국민불편은 물론, 경제적인 손실이 엄청났다. 대한항공이 이틀간 최소 300억원이상의 직접적인 피해를 보는 등 가뜩이나 자금난에 처해 있는 업체들이 생산차질 등으로 수천억원의 손해를 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특히 인천국제공항 개항 후 불과 3개월여만에 공항과하늘 길이 마비상태에 빠져 양대 항공사의 이미지 추락은 물론, 국가신인도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민주노총은 단위사업별 투쟁을 인위적으로 조합해 연대파업을 강행함으로써 국민불편과 국가적 손실만 초래했다는 비난에 직면해 있다.
노동계 내부조차 ‘소기의 목적 달성’, ‘국민의 지지를 잃은 무모한 파업’이라는논란이 일고 있어 향후 민주노총 행보에 적지않은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와 재계도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을 예견하고도 충분히대비와 협상을 벌이지 않고 ‘강건너 불보듯’하다 결국은 경제적 손실만 입고 국민들에게만 피해를 줬다는 지적도 그치지 않고 있다. 결국 노ㆍ사ㆍ정은 하나같이 지는 게임만을 한 셈이다.
황양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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