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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강우 실험機 탑승기 / '비씨'뿌리기 3차례 1시간30분 실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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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강우 실험機 탑승기 / '비씨'뿌리기 3차례 1시간30분 실험 "끝"

입력
2001.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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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10시 45분 김해 공군기지. 요오드화은(AgI)과 드라이아이스를 실은 2대의 공군항공기(CN-235M)가 이륙했다. 구름에 뿌려질 ‘비 씨’와 기상청 연구진이 탑승한 항공기가 구름 속으로 날아올랐다. 영남 지역에 인공적으로 비를 내리게 하기 위한 임무가 시작된 것이다. 상공에서의 본격적인 인공강우 실험은 이번이 처음.기자가 탄 1호기의 목적지는 구름이 잔뜩 낀 경남 창녕ㆍ거창 일대. 구름과 구름사이에서 어렴풋한 햇빛마저 비쳤다.

오전 11시 13분 그린 램프가 켜졌다. 평평한 구름과 구름 사이에서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적운을 발견했다는 신호다. 두꺼운 적운이어야 수분함유량이 높아 ‘비 씨’를 뿌렸을 때 제대로 빗방울이 형성된다. 기상청 연구자들이 요오드화은 연소탄 발사기의 단추를 눌렀다. 항공기 조명탄구멍으로 19발의 연소탄이 발사됐다.

5g의 요오드화은이 든 연소탄 하나는 50만 개의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 입자를 만든다. 그러나 입자 100만개가한 개의 빗방울을 형성할 뿐이다. 입자들은 상승기류를 타고 구름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수분을 끌어모아 빗방울을 떨구게 한다. 오전 11시20분 거창상공 3㎞에서 두번째 녹색등이 켜졌다. 역시 19발이 발사됐다.

비행기는 방향을 바꿔합천으로 향했다. 예보에 따라 구름을 쫓아간 것이다. 기상청 연구진들이 분주히 드라이아이스를 준비했다. 요오드화은이 습기를 끌어모으는 비 씨 역할을 하는 데 반해 차가운 드라이아이스는 구름의 습기를 얼려 떨어지게 한다. 합천댐 위 4㎞ 상공에서 150㎏의 드라이아이스가 뿌려졌다.

비행기가 선회한 순간구름 일부가 갈라지며 움푹 패이는 것이 보였다. 기상청 원격탐사연구실 서애숙(徐愛淑) 실장이 “드라이아이스를 뿌린 구름이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낮 12시 15분1호기는 인공강우 실험을 모두 마치고 김해 공군기지로 향했다. 그 때 경북 구미 인근의 군위, 안계 지역에서 20분간 400㎏의 드라이아이스를 뿌린 2호기에서 “창밖에 물방울이 맺힌다”는 조종사의 교신이 전해 왔다.

이날 2호기 실험 지역에서는 비가 내리지 않았으나 1호기 지역에선 아주적은 0.5㎜정도의 비가 내려 실험은 기대에 못 미쳤다. 하지만 기상청은 최초의 실험 자체에 큰 의미를 두었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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