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영업상무.”극심한 가뭄과 짜증나는 무더위 속에서도 함박웃음을 터뜨리는 이들이 있다. 물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다. 음료업체들은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소비심리위축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천혜의 기상조건’ 덕분에 매출액이 급증하자“더위와 가뭄아, 고맙다”며 연신쾌재를 부르고 있다.
14일업계에 따르면 1ㆍ4분기 경제성장률(GDP)이 2%대에 그친 반면 국내 음료시장은 5,900억원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 성장률을 보이는 등 대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본격적인 성수기인 4월 이후 전국적으로 기상 관측이래 사상 최고의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어 판매량은 갈수록 치솟을 전망이다. 업계는 IMF이후 1998년 2조2,700억원에서 1999년 2조4,300억원으로 급격히 축소됐던 국내음료시장 규모가지난해 경제회복과 함께 2조8,700억원으로 상승한 데 이어 올 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3조원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지난 해까지만해도 국내음료시장이 저성장시대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지배적이었다”며 “하지만 올해의 경우 주요 업체들이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데다 유례없는 무더위까지 겹쳐 상승곡선이 큰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음료판매가 크게 늘어나자 업체들은생산라인을 풀가동 하는가하면 올해 매출액목표치를 대폭상향 조정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있다. 음료분야 선두 업체인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지난 달 순매출액이 1,070억원을 기록해 지난 해에 비해 27% 신장했다.
이 수치는 지난 해 여름 성수기인 8월 매출 1,015억원 보다 55억원이 웃도는 것으로 월간 매출로는사상 최고치. 롯데칠성은 6월 들어서도 음료 매출이 전년 대비 20% 이상 늘어나고 임ㆍ가공 업체의외주가 폭주함에 따라 안성ㆍ광주ㆍ양산 등 주요 공장별로 야간근무를 실시 중이다.
해태음료도 음료와 먹는 샘물(생수)제품이 지난 달 21%의매출 신장률을 기록하자 예년보다 2~3주 빨리생산공장 직원들을 3교대로 가동하는 24시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한 상태.
관련 업체들은 올해 탄산음료시장이 지난 해 대비 20%증가한 6,800억원, 주스는 30% 증가한 5,500억원, 캔커피나스포츠음료, 미과즙음료 등 기타음료 시장은 5,2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시장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음료시장의 대부격인 탄산음료 부문에선 사이다와 콜라의 양대주자가 여전히 시장을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콜라는 롯데칠성의 ‘펩시콜라’와 한국코카콜라의 ‘코카콜라’에 해태음료가 최근 ‘옐로콜라’로도 전장을 내밀어 치열한 삼각구도가 예고된다.
사이다 역시 롯데칠성의 독주 속에 한국코카콜라가 라임 맛을 곁들인 ‘스프라이트’를 재출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주스의 경우 정통 100% 천연주스가 여전히 주력제품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의 ‘델몬트주스’ ‘콜드주스’에 해태음료가‘훼밀리주스’ ‘컨츄리주스’로 맞대결을 펼치고 있고, 기능성 저과즙 음료부문에선 롯데, 해태, 한국코카콜라, 웅진식품이 일제히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쟁탈전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음료와 함께 대표적인 여름 특수상품인 빙과도 가뭄과 무더위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롯데제과 해태제과빙그레 롯데삼강등 빙과4사는 성수기 들어 판매율이 급격히 뛰어오르자 연말까지 빙과 시장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 마케팅력을 집중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 4월까지 700억원의 매출에 육박, 전년도같은 기간보다 20%이상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했으며 해태제과도 명품부라보콘의 판매량이 5, 6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경신하는 등 매출액이 급증하고있다고 밝혔다.
변형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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