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노사 협상이 타결되면서 14일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은 승객들이 다시 몰려드는 등 활기를 되찾고 있다. 파업 이틀째를 맞은 대형 병원은 환자들의 불편이 계속됐으나 협상이 속속 타결되자 다소 안도하는 모습이다.서울대병원은 이날 근무자 2,700여명 중 200여명이 파업에 참가해 환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병원측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예정된 110여건의 수술 중 긴급한 수술 57건만 실시했고, 치료식을 제외한 700여명 분의 입원환자 식사도 도시락으로 제공했다.
다리 종양 수술을 받고 입원 중인 이모(33ㆍ여)씨는 “하루 두 번 받던 물리치료를 파업 이후 한 차례만 받고있다”며 “제대로 치료 받을 수 있게 파업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노사는 쟁점인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놓고 팽팽히 맞선 가운데 협상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병원 측이 퇴직금 누진제 폐지를 타결의 전제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난항을 겪고 있다”며 “일방적 구조조정의 시발점인 퇴직금 누진제 폐지는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승객들이 찾지않아 썰렁했던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3층 체크인카운터에는 모처럼 늘어난 승객들로 붐비는 가운데 비행정보안내판의 ‘결항’표시가 대거 ‘지연’으로 대체되는 등 정상을 되찾고 있다.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부산가는 항공권을 구하려던 김순임(37)씨는 “파업이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 아침 일찍 서둘렀다”며 “파업이 일찍 끝나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14일 국내외 항공편 53편을 긴급 추가 편성하는 등 정상화에 안간힘을 썼다. 파업농성을 끝내고 귀가한 조종사들도 회사측과 수시로 연락을 하며 비행 일정에 대비했고, 일부 조종사는 이른 아침부터 인천공항 운항준비실에 출근해 비행에 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부 직원들은 “파업한 조종사들에게 앙금이 남아있다”며 “직원들간에 위화감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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