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성 시비를 빚었던 소년용 만화 ‘천국의 신화’의 작가 이현세(李賢世ㆍ45)씨에 대해 법원이 1심판단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서울지법 형사항소6부(주기동ㆍ朱基東 부장판사)는 14일 음란하고 잔인한 장면을 담은 만화를 청소년에게판매한 혐의(미성년자보호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이씨에 대해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작품내용 중 여성의 나체와 수간(獸姦)을 묘사한 그림, 잔인한 살인 장면을 묘사한 그림등은 주 구독대상이 15세 이상의 청소년인 점을 감안할 때 음란성, 잔인성을 불러일으킬 만한 장면이 아니다”며 “또 집단강간 묘사 장면은 음란성이 있다고 판단되나 전체 분량에 비해 극히 일부분이어서 유죄로 삼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대상을 암시적으로 표현하는 만화 장르의 특성상 음란성과 잔인성의 느낌을 일률적으로판단하기 어렵고, 통상 대충 책장을 넘기며 보기 때문에 만화적 표현을 현실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작품이 원시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일부 잔인한 표현도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1997년 동북아시아의 고대신화를 바탕으로 창세기부터 발해 멸망까지를 다룬 시리즈 역사만화‘천국의 신화’를 발간한 뒤 이중 폭력적ㆍ선정적 장면을 삭제ㆍ완화해 재편집한 소년용을 펴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소년용도 음란물에 해당한다는이유로 벌금 300만원에 약식기소되자 이씨는 정식재판을 청구했으며 1심에서는 유죄판결을 받았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