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킬로그램이 나가건 또 몇 사이즈를 입건 우리는모두 소중한 존재입니다”신문과 잡지만 펴면 다이어트 광고가 나오고 지방제거술까지 등장한 다이어트의 시대에‘안티다이어트’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4월 인터넷 사이트 ‘안티다이어트’(www.antiantidiet.com)를 개설한 박재인(26)씨는 평범한 회사원이지만 밤에는 반(反)다이어트운동가로 나선다.
심한 다이어트로 거식증ㆍ폭식증이 반복되는 식이장애에 빠져보았던 박씨는 올 봄건강을 되찾으며 그 동안 가입해 온 10여개의 다이어트 사이트를 탈퇴했다.
“다이어트 사이트만 100여개가 넘는데 검증되지 않은 정보와 각종 업체의 광고가 뒤섞여 마구잡이로 대중에게 전달됩니다. 165cm의 키에60kg의 정상체형을 가진 학생들이 1주일에 10kg를 빼는 운동을 하기도 하지요.”
박씨는 일본에서 외국인 중ㆍ고등학교를 다닐 때 식이장애가 시작됐다.
“자기몸에 대해 예민하던 시절인데다 경쟁심리가 한 몫 했지요. 매일 밥 한 공기, 과자 한 봉지의 칼로리를 재면서 먹었고,최근까지 단식원, 슬리밍 센터 등 안 다녀본 곳이 없어요.”
그러다 끼니를 거르게되는 거식증, 갑작스레 식사를 하고 변비약으로 토해내는 폭식증이 계속되면서 우울증에 빠지게 됐다.
“회식, 가족과의 식사, 심지어 데이트도 마음대로 즐길 수가 없었어요. 아주 가까운 사람에게도 터놓고 말할 수가 없는 고립상태가계속됐습니다.”
그는 최근 ‘이영자 파동’에서각종 매체가 부추기는 우리 사회 편집증의 단면을 보았다고 했다.
“왜 비정상적으로마른 몸만이 TV에 등장하는지 모르겠어요. 외국에선 연예인들이 나서 식이장애 퇴치운동을 하고 최근엔 ‘스파이스걸스’가 몸무게가 늘어난 사실을 자랑스럽게 얘기하는 인터뷰도 봤어요”
최근 사이트 개설 후 ‘살빼는 변비약’의광고가 자꾸 게시판에 올라와 업체와 담판을 벌였다는 박씨는 공부를 계속하면서 더 좋은 사이트로 가꿔가겠다고 약속했다.
박씨는 “사람들이 저마다 체형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며“무엇보다 얼마나 좋은 것을 먹고 활기찬 삶을 살아가는가에 인생의 목표를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은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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