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가 ‘영남 후보론’ 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TK(대구ㆍ경북) 후보론’을 제기해 당내에 파장을 낳았다.김 대표는 12일 밤 기자들과 만나 “내년 대선에서 누가 나오든 영남 민심을 업지 못하면 힘들다”며 영남후보론의 운을 뗐다. 경북 출신인 김 대표는 “매일신문 등이 영남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영남후보론에 대한 긍정적 답변이 53% 이상 나왔다”고 말한 뒤 TK 지역 정서를 건드리는 민감한 언급을 했다.
김 대표는 “지금 (TK) 분위기는 전두환ㆍ노태우전 대통령 때와 다르다. YS의 5년에 이어 김대중 대통령이 5년간 집권하고 다음에 또 그러면 15년이나 (권력과 거리를 두게) 된다는 얘기가 있다. (만일 이번에 TK 후보가 나오면) 노태우 후보 때보다 지지율이 더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대선 출마 문제에 대해서는 “나와는 무관한 질문”이라고 한발 비켜갔으나 자신을 미국의 링컨 대통령에 비유하는 등 ‘이미지 메이킹’에 관심을 보였다. 김 대표는 “며칠 전 만난 모 재벌 회장이 나를 링컨 대통령의 이미지와 접목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했다.
링컨 대통령과 내가 모두 어려운 어린 시절을 보낸 뒤 변호사가 됐고, 지역 화합을 위해 노력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얘기하더라”고 전했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與 대권주자들 못마땅
민주당내 차기 주자들은 13일 김중권 대표의 ‘TK 후보론’에 대해“사석에서 한 말”이라며 애써 무시하려 하면서도 못마땅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한화갑(韓和甲) 최고위원은 “철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뒤 입을다물었다. 한 최고위원은 특정지역 후보론에 대해 “우리 국민이면 다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반박해왔다.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측은 “논평할 필요와 가치를 못 느낀다”면서도 “(가뭄 등 이 어려운 시기에) 참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은“자신의 강점을 주장할 수 있다”고 자락을 깔면서도 “쇄신요구가 비등한 마당에 대표로서 지역주의 강화발언을 한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직설화법을 썼다.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은 ‘노 코멘트’를 요청했다. 쇄신요구 성명에 참여했던 한 초선 의원은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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