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음반의 화두는 ‘섹스’. 박진영(29)은 이를 ‘놀이’(Game)라고 표현했다. “섹스는사랑하는 사람 사이의 즐거운 놀이입니다.‘정결하고 엄숙한첫날밤’의 전통이 남아 있는 우리 사회에서는 결혼 후에 상대방에 대한 성적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지 않습니까? 남자들은 100만명이 넘는 ‘직업여성’에게로 가고, 이들과의 행위만 ‘놀이’가되는 거죠”
6집 ‘Game’ 의 가사는 훨씬 구체적이고 노골적이다. ‘방문에서침대까지 안아주고 싶어/머리에서 발끝까지 입맞추고 싶어/
저녁부터 아침까지 반복하고 싶어…’(방문에서 침대까지) ‘처음 만난 남자와 어디까지 가도되나 두려워하지마 흐름속에 널 맡겨봐…’(처음만난 남자와) KBS에서 4곡, MBC에서 5곡이 ‘방송불가판정’을받았다.
‘방송불가’는 몰라도 ‘미성년자판매금지’가 내려진다면 소송까지 생각할 정도로 완강하다. “도대체성경의 어느 구절에 결혼 전 섹스를 금지하는 내용이 있습니까?”
지난해 ‘성인식’에 대해 한 기독교시민단체가 방영금지를 촉구한 데 대한 일갈이다. “‘성인식’은성인이 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자는 내용이죠.
청소년들에게 꼭 들려주어야 할 노래입니다” 마찬가지로 6집의 노래들도 청소년에게 ‘유익하다’고 강변한다.
그는 god, 박지윤 등 잇단 ‘대박’을 터트린 프로듀서다. 현재도 많은 가수들이 그의 곡을받기 위해 줄줄이 대기중이다.
그가 가수로 돌아온 것은 “연말 가요대상시상식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했다. “늘상 보여주는 똑같은 립싱크에 똑같은 안무 투성이더군요.
발라드라면 댄스로 편곡하는 정도의 변화는 줄 수 있는 것 아닙니까? 음악에 대한 엄청난 무관심과 무성의에 실망했습니다.”
2년 6개월만에 돌아온 그에게 방송사 출입은 아직도 낯설다고 한다. 그곳의 문화,무엇보다 “음반산업 시스템 자체가 불합리하다” 고 한다.
“헤게모니가 ‘제품’ 자체보다는 매체나 이를 둘러싼 권력에 있잖아요” 그렇다면 god 박지윤등 그가 만든 아이돌 스타들의 성공은 어디에 빚진 것일까.
그는 “케이블이나 인터넷 등 채널이 늘어나면서 이전처럼 공중파 3사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 그만큼 ‘품질’이 인정받을 여지가넓어졌다. ”
하지만 god와 박지윤은 지난해 공중파 TV에 가장자주 출연했던 가수 중 하나가 아니었을까. 이들을 히트시키며 가창력 뛰어난 진주와 결별한 데 대해 상업적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는 “대중들은나를 욕할 자격이 없다”고 흥분한다. “진주는 8만장, 박지윤은45만장이 팔렸다. 이게 우리나라 대중의 선택이다. 그래도 나는 진주라는 가수에 주목했었다”
지금도 자신의 기획사 JYP에서 비, 별, 임정희 등 8명의 가수가 줄줄이 ‘출시대기중’이다. 또 미국 남성 댄스그룹 LMNT와 여성그룹 비타민 C의 프로듀서까지 맡았다.
그는 “내음반 몇 장 더 파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소중한 일” 이라며 엄청난 애착을 보인다.
“프로듀서쪽은이성적이고 차분한 여자, 가수활동은 섹시하고 화끈한 여자 ”라고 감각적으로비유하는 박진영. 열정은 다분히 전자쪽에 기운 듯 하다.
그는 ‘세상을 바꿀 도구로서’ 정치학을 배운다고 했다. 막힌 성관념 못지 않게 대중음악의 답답한 상황도 그 대상이 될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그의 프로듀싱은아직까지는 상업적 성공 외에 주목할 만한 변화를 가져온 것이 없다. ‘매니지먼트’를 포함하는 본격적인의미의 제작이 아니어서일까.
그가 본격적인 제작자로서 나선 후, 특유의 영민한 감각을 어떻게 발휘할 지 자못 궁금해진다.
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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