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대한 논란이 일기 시작하면 주가는 대체로 한 동안 내려간다. 그러나 미국 장기금리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경기바닥 시점이 언제가 됐든 중장기적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이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신호다.”정태욱 현대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13일 미국경기 회복세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내비치면서 “중장기적으로 미국경기가 회복되는 시점에 과연 우리경제가 미국의 경기 싸이클을 함께 탈 수 있는 체질을 갖추고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경제와 연동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우리경제의 체질론을 3가지 특징으로 요약했다.
“한국경제는 비록 작지만(small) 개방적(open)이며 외부 충격에 약한(fragile) 구조적 특징이 점차 고착화되고 있다. 수출규모가 경상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5%에 달할 정도로 외부 노출정도가 높은 반면 내구성은 미약하다.”
정 상무는 또 체질개선을 위한 선결과제로 “미국경제가 다시 꿈틀거릴 올 4ㆍ4분기까진 한국경제의 최대 현안인 현대 계열을 중심으로 한 5대 구조조정이 완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9년 초여름 현대증권을 중심으로 뮤추얼펀드 발행 등 ‘바이코리아’ 열풍이 처음 불 무렵 이익치 전 회장으로부터 리서치팀장으로 전격 스카우트된 정 상무는 지난해 현대그룹에 대한 해결 없이는 한국경제가 다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폭탄성 주장을 펴 그룹 고위경영진으로부터 심한 질책과 옐로우 카드를 받기도 한 소신파.
‘금융업은 신뢰’라고 강조하는 정 상무는 미국의 AIG컨소시엄의 현대투신ㆍ증권인수 협상과 관련 “보험과 투신업종에서 신용평가기준 트리플 A인 AIG사는 ‘종합금융투자회사로서 한국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스스로 평가할 정도”라며 “한국증시 상황에 대한 리서치내용을 매일 AIG측에 보내줄 만큼 내부적으로 이미 협력관계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워튼 경영대학원 MBA출신으로 스티븐 마빈과 함께 쟈딘플레밍 증권에서 함께 일한 정 상무는 올 하반기 주가 전망에 대한 질문에 대해 “선배인 마빈씨는 후배들에게 ‘증시분석가는 지수를 전망해서는 안된다’고 항상 가르쳤다”며 “비록 마빈씨가 자신의 말을 어겼지만 그 것이 아직도 잊지 못할 교훈으로 남아있다”는 말로 대신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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