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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억지 勞, 뒷짐 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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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억지 勞, 뒷짐 政

입력
200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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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조종사를 고용하지 말라니요. 국경 없는 글로벌 시대에 부족한 인력채용까지노조가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게 말이 됩니까.”항공대란을 몰고온 조종사 노조 파업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엉뚱하게도 임금인상 보다는외국인 조종사 취업이 쟁점이 되고 있다.

대한항공 노조는 파업 막판 협상에서 당초 내세웠던 15가지 수당 인상안을 스스로 포기하는 대신 외국인조종사 고용동결과 감축안을 들고 나왔다.

만성적인 조종사 인력난에 시달리는 대한항공은 전체 기장(機長) 799명중 32%인 265명이 외국인이다.

애초부터 임금 인상은 파업을 위한 카드에 불과했으며 자신들의 자리를 위협하는 ‘외국인 조종사 저지’가 그들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결국 명분도 없는내부 밥그룻 싸움 때문에 국가의 신경망인 항공을 마비시켰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효성 등 섬유ㆍ화학 노조 파업에도 이해하기 어려운 논리가 난무한다. 낡은 설비를새 설비로 바꾸고 유휴 인력을 유사 공정에 배치하자 ‘전환배치를 하지 말라’며 일방적으로 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의 요구에는 구조조정 중단 등우리 경제의 앞길을 가로막는 이기주의적 구호가 판치고 있다.

노동계의 억지성 파업에 뒷짐지고 엄포만 놓는 정부의 안일한 대응도 문제다. 몇번이고‘불법 엄단’‘강경 대응’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불법 파업에 대해 제대로 법집행을 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차 노조 과잉진압으로 홍역을 치른 정부가몸 사리는 사이 노동계는 솜방망이 공권력의 뒷덜미를 잡고 흔드는 격이다.

명분 없는 집단파업을 일삼는 노조와 뒷짐지고 종이호랑이 시늉만 하는 정부가 만들어내는하투(夏鬪)의 소용돌이속에 한국경제의 경쟁력과 대외신인도는 소리없이 무너지고 있다.

김호섭 경제부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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