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업체 신세계I&C는 지난해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증권사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 등을 모아놓고 기업설명회를 했다.‘한번도 해본 일이 없는 기업설명회를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런 고민은 투자자관리(IRㆍInvestorsRelation) 대행업체를 만나면서 해결됐다. 기관투자가를 모으고 보고서를 만드는 각종 작업은 IR 노하우를 가진 대행업체에 맡긴 것이다.
IR대행업체가 새 테마로 떠올랐다. 흔히 기업설명회라고 알려져 있는 IR이 기업가치제고의 중요한 수단이 됐기 때문이다.
▦왜 IR인가?
IR이란 일반ㆍ기관 투자가 등 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잠재적 투자자를 위해 기업의각종 정보를 알리는 작업. 특히 주식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의 경우 주가관리 등을 위해 정기적인 IR이 필수다.
기업의 수익 및 본질가치등을 분석한 내용이 주가 되므로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기업의 이미지를 알리는 홍보(PRㆍPublic Relation)와는 타깃과 내용이 다르다. 1990년대 중반 도입된 IR은 97년 이후 외국자본의유입과 코스닥 시장의 활성화로 새로운 주목을 받고있다.
서울IR컨설팅의 함천수 사장은 “IMF후 외국자본이 대거 국내에 들어오면서 기업의 투명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으며 기업 스스로 경영 내용을 시장에 알리지 않으면 안된다는 절박감이 IR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며 “증권시장을 잘 알고각종 투자지표를 잘 해석하는 등 재무회계 능력이 있어야 할 뿐 아니라 홍보대행사의 역할까지 해야 해 IR대행사는전문성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삼성 LG SK 현대 등 대기업의 경우IR의 중요성을 감안, 전담팀을 두고 있으나 벤처와 중소기업의 경우 IR 대행업체에 아웃소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코스닥이나 거래소에 등록ㆍ상장할 때의 첫 기업설명회나 이미 등록ㆍ상장된회사의 주가관리를 위한 상시 설명회 등이 IR대행업체가 하는 일. 이밖에도 엔젤 투자자를 위한 투자설명회나 인큐베이팅도 포함된다.
최근 공시제도가 변한 것도 IR대행업체가 늘어나게 된 계기가 됐다. 기업에 대한 시중의 루머에 대해 ‘일정시간내’ 조회공시해야 했던 공시제도가 올해 초 ‘24시간 이내’ 공시하도록 바뀐 것.
서울IR컨설팅의 정동혁 이사는 “코스닥 등록시 주관증권사의 해당기업 내용 추정치가 실제 실적과 다를 경우 투자자 보호를 위해 제재를 가하도록 돼 있는 제도도 투명한 IR을 하도록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IR시장 규모는?
현재 IR 대행업을 하는 곳은 수십 곳. 이중에는 IR대행업체 뿐 아니라 증권사,홍보대행사, 디자인회사 등도 포함돼 있으나 활발한 활동을 하는 곳은 10개가 안된다. 삼성증권 홍보팀 임병욱씨는 “증권사의경우 수익사업으로 IR을 하지는 않지만 개인 및 기관 투자가 등 고객을 위한 서비스 차원에서 IR컨설팅을 한다”고말했다.
한국IR협의회 사무국에 따르면 회원사인 IR 컨설팅 업체는 세군데로 서울IR컨설팅,IR코리아, IRSRC등이다. 이외에 IR쿠더스, 밸류C&I 정도가 활발한 활동을 벌이는 IR대행 전문업체다.
시장규모에 대한 공식적인 자료는 없으나 지난해 코스닥 등록기업 중 공식적으로IR을 한 기업이 110개이므로 평균 대행 수수료를 2,000만원 선으로 보면 22억원 정도로 추산해볼 수 있다.
반면 연간 평균 300여개 회사가기업설명회를 한다고 보면 최대 시장규모를 60억원 정도가 된다. 하지만 대행 수수료가 수백만원에서 억대까지 천차만별인 만큼 정확한 시장규모는 장담키 어렵다.
▦IR대행업체도 전문화
최근 들어서는 IR대행도 세분화, 전문화하고 있는 추세. 지난해 10월 창업한㈜이룰은 해외 투자가를 위한 영어 연례보고서(Annual report)를 전문으로 발간하는 해외 전문 IR 대행사다.
곽정미 ㈜이룰 사장은 “자본시장의 글로벌화에 따라 기업들이 해외 투자가들을 위한 로드쇼 등을 활발히 하는 추세여서 발전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미국 톰슨IR, 머로우나 일본의 IR저팬과 같이 IR대행사가 대형금융사와 제휴해 자금조달(펀딩)을 직접 도와주거나 금융사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해외투자 설명회 등을 기획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알린다커뮤니케이션은 최근 경남창투를 인수, 투자자금 유치 컨설팅까지 해주고 있다.
노향란기자
ranh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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