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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엽 안무 '빨간 부처'/ 내가 빚은것이 똥일까? 부처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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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승엽 안무 '빨간 부처'/ 내가 빚은것이 똥일까? 부처일까?

입력
2001.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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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안무가 홍승엽(40)이 신작 ‘빨간부처’를 15(오후8시), 16일(오후6시) LG아트센터에서 발표한다.1993년 무용단 댄스시어터온을 창단, 매년 두 차례 정기공연을 통해 꾸준히 신작을 내놓고 있는 그는 현대무용으로는 드물게 대중성과 예술성을 확보하고 있는 무용가.

지난해프랑스 리용 댄스 비엔날레에서 호평을 받으며 유럽 무대에 데뷔한 그가 리용 이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라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이한 제목에 끌려 외국 기획사와 극장 관계자들도 이번 공연에 흥미를 보이고있다. 빨간 부처? 그는 이렇게 설명한다.

“빨간색은 참 도발적이고 세속적이다. ‘빨간 부처’는 현실을 열심히살아가면서 고뇌하는 사람을 뜻한다. 정체성을 찾아 헤매는 현대인의 고뇌를 선명한 색감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이러한 철학적 주제를 다룰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은 관념에 치우치는 것. 그것을피하고자 그는 해학과 위트의 전략을 세웠다.

부처와 똥. 두 가지 극단적 이미지를 쓴다. 무용수들은 진흙으로 똥을 빚고 그것으로 다시 부처를 빚으며춤춘다. ‘내가 만든 것이 똥이냐 부처냐’는 선문답 같은 질문이 재미있어 보인다.

안무의 역점은 움직임에 대한 본질적 접근에 뒀다고 한다. 무대에 등장하는14명의 무용수는 움직임의 본질, 곧 ‘순수’를 찾아 떠나는 구도자와 같다.

논리적인 안무가로서모든 동작을 치밀하게 분석해 해체하고, 선택하고, 조합하는데 뛰어난 그의 솜씨가 기대된다. 동양적 표현기법도 동원된다.

수묵화 영상을 배경으로붓놀림과 획의 리듬으로 동작을 구성해 시각적 효과를 더하며, 전각과 문양 디자인도 쓰일 예정이다.

지난해 리용 댄스 비엔날레 이후 리용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그곳의 춤 전용극장인 ‘메종 드 라 당스’ 2002~2003년 시즌에 초청됐다.

그는 “리용의 성공은 또 다른 시작일 뿐 아무 것도 달라진건 없다. 최선을 다해 작품을 준비할 뿐”이라고 말한다. 흔들림 없는 다짐처럼 들리는 그 말이 미덥다.

이번 공연을 계기로 홍승엽무용단을 지원하는 후원회 ‘무지개우산’도 결성됐다. 예매 www.lgart.com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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