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중남미 수출 구매 상담회에 참여한 기업들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항공사 파업으로 해외 바이어들이 입국하지 못해 성사 단계인 수출 계약을 취소하는 등 발을 굴러야 했다.당초 참석 예정이던 중남미지역 수입상 22명 중 대한항공을 이용키로 했던 과테말라 바이어 16명이 파업으로 입국하지 못했고 수출 상담이 예정됐던 기업 114개 가운데 78개 업체가 상담을 취소해야만 했다. KOTRA측은 항공사 노조의 파업으로 수출 상담액이 1,000만달러 가량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주력 상품인 반도체 업종도 수출 항공편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는 외국 항공사를 대체 이용하는 방법으로 반도체 수출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파업 장기화에 대비해 운임 상승에 따른 물량조절과 외국 항공사 화물편 이용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이틀간의 항공기 파업으로 약 3,000~4,000톤의 수출 화물이 수송납기를 맞추지 못했고 항공편을 이용한 기업들의 원자재 수입도 차질을 빚고 있다.
노동계 연대파업에 따른 피해가 가장 심각한 업종은 석유화학과 화학섬유 업계.여천 NCC 파업과 효성 울산공장 파업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들 업종은 태광산업과 고합 울산공장 노조 등 10개 사업장이 추가 파업에 들어감에 따라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는 이번 연대파업으로 한 달 동안 5,500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 에틸렌 제조업체인 여천 NCC의 파업이 한 달 가까이 장기화하면서피해액이 470억원을 넘고 있고, 이 업체로부터 석유화학 연료와 동력을 공급 받는 대림산업 금호석유화학 호성케맥스 등 인근 15개 화학업체들까지가동이 중단되거나 가동률이 80%로 떨어져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상태인 고합은 노조 파업으로 울산공장 가동이 일부 중단되면서 하루 3억8,000만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기업의 생존까지 위태로운 상황이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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