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과 경희의료원 등 12개 대형병원 노조의 파업을 하루 앞둔 12일 각병원측은 비상 인력을 대기시키는 등 진료 차질을 막기 위한 대비책에 분주했고 환자와 보호자들은 온종일 파업으로 인한 진료 대란을 걱정하는 모습이었다.서울대병원은 이날 파업에 대비, 비노조원과 중간 간부 직원 200여명을 입원병동과 응급실 등에 투입키로 결정했고, 파업 당일인 13일 점심부터 환자 급식을 도시락으로 대체키로 했다. 외래 진료에도 행정직 계장급과 파트타임직원을 보강, 진료 공백을 최대한 막기로 했다.
병원측 관계자는 “파업에 들어가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등에는 노조가 기본인력을 남겨두기로 했기 때문에 당장 진료에 차질은 없다”면서도“파업이 5일 이상 장기화하면 진료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경희 의료원도 이날 오후부터 ‘파업대책 상황실’을가동, 대비책을 마련했다. 전면 파업에 대비, 퇴원이 가능한 사람에게는 퇴원을 권유하고 비노조원과 중간 간부들을 비상대기시켰다. 병원측은 “파업이 이틀 이상 지속되면 응급 수술만 하고 외래 진료는 중단할 수밖에 없다“고밝혔다.
이화의료원은 각 부서별로 중간 간부급 인력을 대상으로 비상 근무시스템을 점거하는 한편, 수간호사와 행정간호사들을 입원환자 관리에 투입할 수 있도록 대비책 마련에 부심했다.
파업이 예정된 병원에는 하루종일 정상 진료 여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했고 환자와 보호자들의 걱정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서울대병원 원무과 직원 이모(30ㆍ여)씨는 “오전에만 ‘진료가되느냐’는 문의전화가 100여통이나 왔다”며 “업무가 제대로 안 될 지경”이라고 전했다.
10개월된 아들이 응급실에 있다는 김모(31ㆍ여ㆍ경기 구리시)씨는 “아이의 방광수술 날짜를 몇 차례나 연기해 겨우 수술 날짜를 잡았는데 수술이 될지나 모르겠다”며 “병원측에서도 특별한 말이 없어 불안하다”고 말했다. 제주에서 올라와 서울대병원에 아내를 입원시킨 강모(32ㆍ제주 남제주군)씨도 “파업이 시작되면 정상 치료를 못 받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간경화로 2주째 입원 중이라는 강모(42ㆍ서울 도봉구)씨는 “검사결과에 따라 수술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지연될까봐 걱정”이라며 불안해했다.
한편 각 병원 노조원들은 이날 저녁부터 병원 로비에 집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과정과 노ㆍ사간 막판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야제를 치렀다.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의료대란 대처 이렇게
"보건소 또는 1·2차 의료기관을 이용하세요."서울대병원 등 12개 대형병원이 13일 파업에 돌입키로 함에 따라 환자들의 불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피해를 줄이려면 먼저 응급의료정보센터(국번없이 1339번)를 통해 병원별 파업상황을 파악해야 한다.1339로 전화하면 진료를 하는 병·의원과 보건소를안내받을 수 잇다.
또 이번 파업에는 일부 대형병원이 참여하기 ??문에 외래 환자는 동네의원이나 보건소를 찾는게 현명하다.파업 참여 병원은 전체 간호사의 3분의 1 정도만 근무,외래환자들은 장시간 진료 대기를 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파업에 대비.13일부터 전국 시·도 및 병원협회와 함께대책반을 구성,운영키로 했다. 보건의료노조도 파업은 강행하되 입원병동과 응급실,수술실,중환자실 분만실은 정상적으로 운영될수 있도록 최소한의 간호인력은 배치키로 했다.
이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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