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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파업 어디로 갈까 / 깃발은 올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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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파업 어디로 갈까 / 깃발은 올렸지만...

입력
2001.06.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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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공통현안도 없이 12일부터 시작된 민주노총의 연대파업이 예상외의 큰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그 도화선은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아시아나 항공 노조의 파업 강행.

민주노총은 연대파업을 이끌만한 특별한 쟁점이 부각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상 초유의 양대 항공사 노조 동시파업이 현실화함에 따라 연대파업의 규모와 강도가 더욱 불안한 국면으로치닫고 국민불편과 경제타격도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슈없는 연대파업 일단 성공

민주노총은 당초 이번 연대파업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각 노조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이슈가 없었고, 과거와 달리 단위 노조들이 개혁입법 조기 처리, 주5일 근무 등 노동계전반의 문제보다는 구조조정, 고용안정 등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많은 관심을 보였기 때문이다.

미국의 MD(미사일방어)체제 반대 등 정치적 이슈까지 내세워 노조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민주노총은 이 점을 감안, 5월31일 ‘총파업’ 대신 ‘임단협이 결렬된 사업장별 연대파업’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등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다.

지하철 중공업 등 과거 선봉 노조 대신 대한항공 조종사 등 양대 항공사 노조를 전면에 내세웠던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장기화하지는않을 듯

그러나 민주노총은 단위노조의 개별적 이해관계에 따른 쟁의를 연대파업으로 ‘조합’해내는 데 성공함에 따라 매우 고무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제는 기선을 잡았다’는 자평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노조를 압박해 온 정부와 재계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평가한다”며 “정부가 강경방침을 바꾸지 않을 경우 파업의 강도는 더욱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노조에 이어 서울대병원 등 대형 병원 노조들이 13일부터 파업에 들어가면 파업 수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이번 파업의 장기화 가능성은 높지 않다.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조종사를 내세워 가뭄대란 와중에 ‘명분없는 파업’이 웬말 이냐”는 국민적 비난이 빗발치고 있고, 민주노총 지도부도 이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노동계 내부에서는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노ㆍ사ㆍ정대립 구도속에서 자칫 노동계가 고립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양준기자

naige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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