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가뭄극복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의견들이 쏟아졌다.양수기 적기 공급과 저수지 준설 등 화급한 현안부터, 인공 강우 실시, 바닷물을 이용한 담수화작업 등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이 거론됐다.
한 참석자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도 전례 없이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며“오죽 답답했으면, 헬기로 하늘에서 물을 뿌려 보겠다는 보고까지 있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먼저 한갑수(韓甲洙) 농림부 장관이 가뭄실태 등을 보고하자,진념(陳 稔) 경제부총리는“바닥이 드러난 저수지의 준설은 예산이 집행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일단 먼저 착수한 뒤 추후 정산하는 방법으로 신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양수기제조업체 5곳 중 3곳이 노사분규를 겪고 있어 어려움이 있으나 양수기가 제때 공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가뭄이 심한 내륙지역 채소 감자밭 등에 산림청 소속 산불진화 헬기를 투입, 공중에서 물 살포 작업을 시범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헬기1대가 80~90m상공에서 시속 100 km로 지나며 물을 살포하면 2mm의 강우효과가 있고, 하루 2시간씩 헬기 6대를 동원할 경우 12만평의 밭에 비가 내리는 효과가 있다는 것.
김영환(金榮煥) 과기부 장관도 “금주와내주 초에 공군의 협조를 받아 인공 강우를 시범 실시하겠다”고 거들었다. 또 여름철 집중 호우때 바다로 흘러가는 수자원을 관리, 활용하는 문제를 연구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바닷물의 담수화가 어느정도 진행되고 있는 지를 물었다.
김명자(金明子) 환경부장관은 “제주도 우도 지역에서 바닷물을 이용한 담수화가 시도되고 있으나 비용이 많이 든다”며 “그러나 낙동강 등수질이 나빠지는 지역에서 담수화 문제를 본격 검토할 시기가 됐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지난달 중동 지역을 방문, 담수시설을둘러본 이한동(李漢東) 총리는 “담수화는 경제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가뭄극복에는 댐도 중요하고 중장기 대책도 좋지만 당장 할 수 있는 물 절약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1인당 세계 3위인 물사용량을 10%만 줄여도 섬진강 댐 한 개를 막는 효과 있다는게 대통령의 견해였다.
박진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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