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로모여든 음악 애호가들은 모차르트 시대의 악기로 연주된 모차르트 교향곡의 우아한 선율에 매료됐다.그날 지휘자 크리스토퍼 호그우드가 이끄는 고음악아카데미(Academy of Ancient Musicㆍ이하 AAM)는 모차르트의 후기 3대 교향곡(39, 40, 41번)을 그 당시의 악기와 주법으로연주하여 옛 음향을 재현해냈다.
강하고 자극적인 소리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 고악기의 부드러운 울림이 조금은 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AAM의 고풍스러운 연주는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섬세한 표현력을 갖추고 있어 현대적인 연주와는 다른 매력을 느끼게 했다.
국내에서 옛 음악을 당시의악기로 연주하는 원전연주는 아직 낯설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옛 음악의 연주 관습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원전연주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있다.
몇 년 전부터는 국내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도 원전연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해 작년에는 바로크 바이올리니스트 지기스발트 쿠이켄,바로크 첼리스트 안너 빌스마와 피터 비스펠베이, 올해는 원전연주 단체 무지카 안티쿠아 쾰른, 쿠이켄 현악5중주단이 내한하여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친바 있다.
이번 AAM의 공연에서도 수많은 청중들이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의 좌석을 가득 메우고 진지한 감상 태도를 보이며 원전연주에 깊은 관심을나타냈다.
AAM이 들려준 모차르트교향곡은 템포가 빠르고 음색이 아름다웠다. 때때로 미뉴에트 악장에서는 템포가 지나치게 빨라 음악이 약간 급하게 진행되기는 했으나 생동감과 활기가 느껴졌다.
특히 AAM은 각 교향곡의 4악장에서 빠른 템포와 치밀한앙상블을 통해 음악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화려한 연주로 청중을 열광시켰다.
현대적이고 과격한 연주스타일을 보여주는 몇몇 원전연주 단체들과는 달리 AAM의 연주는 다소 보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월에 내한 공연을 가진 무지카 안티쿠아쾰른의 과감한 활 쓰기, 적극적인 표현력과 비교해본다면 AAM의 연주는 상대적으로 선이 곱고 우아하다.
특히 현악기 주자들은 느린 서주와 느린악장에서 많은 음표들을 한 활로 처리해 음과 음 사이를 유연하게 연결하여 벨벳처럼 매끄럽고 부드러운 소리를 만들어냈는데, 이러한 음색은 모차르트교향곡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그 섬세하고 아름다운 음악을 홀 구석구석까지 전달하기에는 연주홀 자체가 너무 커서 2,3층의 관객에게는 음악적 표현이 충분히 전해지지 못해 아쉬움을 주었다.
원전연주가 가능하려면 원전악기와 원전연주 스타일의 연구도 중요하지만 그와더불어 옛 음악이 울려 퍼졌던 연주홀의 규모 역시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다.
/최은규 바이올리니스트ㆍ음악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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