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뒤늦게유럽과 친구가 되기 위해 애쓰고 있다. 12~16일 첫 유럽순방에 나선 부시 대통령은 곳곳에서 유럽을 달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미사일방어(MD)체제를비롯, 교토(京都)기후협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확대, 이라크와 북한에 대한 정책 등 뜨거운 현안이 논의될 이번 순방에서 부시는 다양한 선물공세를준비하고 있다.
출국에 앞서 11일에는 백악관에서영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을 갖고 우호 분위기를 조성하려 했다. 그는 “미국과 유럽은 가장 중요한 가치와 원칙을 공유하고 있다”면서 과거의 끈끈한 연을 내세웠다.환경문제에 대해서도 미국은 교토의정서를 반대하지만 지구온난화문제에서 지도자적인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발칸반도 미군철군 문제에대해선 “함께 왔으니 함께 떠난다”며 일방적으로 철수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하기도 했다.
탄도탄요격미사일(ABM)협정 폐기를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러시아를 향한 구애도 잊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더 이상 적이 아니고 평화를 위해 노력할 동반자이며, 미국과 유럽의관계개선이 이루어지면 러시아에 경제적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말로 마음을 돌리려 했다.
그러나 유럽의 반응은 차갑다. 자크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도리어 유럽 국가들이 일치단결해 미국의 독선과 보호주의에 대응하자고 촉구했다. 맥베이사형집행도 EU국가들을 자극했다.
BBC방송은 11일 부시가 유럽에 유화적인 손짓을 하고 있지만 그의 정치적 노선이나 문화적 배경을 볼 때 양측은쉽게 조화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도 12일 강경파가 주도하는 부시행정부의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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