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이란 이해관계자 사이에서 편익이 공정하게 향유될 수 있도록 통일화, 단순화를 도모할 목적으로 정해진 규범이다. 구체적으로는 제품 모양, 치수, 품질, 생산방법, 측정방법, 안전조건 등 광범위한 부분에 대한 통일된 규칙을 설정하는 것이다.표준은품질개선, 생산능률 향상 및 거래 공정화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 활용된다.
국제적으로도 상품 및 용역의 국가간 교환을 촉진하고 지적, 학문적, 기술적, 경제적 분야의 협력을증진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ISO)는 표준 및 관련활동의 세계적 조화를 촉진하고 국제규격을 개발·발행하며, 회원기관과 기술위원회 업무간 정보교환 주선과 관련 국제기구와의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거래를 활성화해야 할 표준 혹은 규격제도가 우리 경우에는 외국인들로부터 많은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무엇보다 독립적이고 강한 표준제도를 국가의 주권과 동일시하는 폐쇄적인 태도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타이어의 경우 DOT 등 세계 유명규격을 획득한 유명타이어 일지라도 한국에 수입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별도 규격검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이는 마치 마라도나, 펠레 등의 유명선수를 국내에영입하면서 별도 테스트를 받게 하는 것과 같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ISO 등의 규격과 인증을 획득한 제품에 대해 구태여 국내표준을 적용할 필요성이있는지 의문이다.
우리의 표준제도가 기술변화를 반영하는데 지체현상을 보이는 것도 문제이다. 신제품이 빠른 속도로 출시되는식품 및 식기소독제 경우 식품관련법 규정이 미비해 어처구니없는 결과를 낳고 있다.
먹어도 인체에 해롭지 않은 식품 및 식기소독제가 선진국에서는 널리 유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법에서는 규정조차 없어 소독제 사용 후 다시 오염된지도 모르는 물로 세척해야 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있다.
이는 마치 공중화장실에서 비누로 깨끗이 손을 씻은 후 여러 사람이 사용하는 불결한 공용수건으로 닦아 다시 손을 더럽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또 표준을 개정하더라도 일선기관에서 일관성 있게 적용되고 있느냐도 의문시되고 있다. 색소를 수입하는한 업체의 경우 식품관련법상에 해당색소가 등록돼 있지 않아 통관이 불가능했다.
그러던 중 법개정으로 해당색소 수입이 가능해져 세관 적치장에 있던제품을 통관하려 했으나 세관에서는 신규수입품만 통관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다. 지역ㆍ담당자ㆍ수입주체별로 통관시관련규정의 적용이 다르다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표준을 합리적으로 만드는 노력과 함께 법규 적용의 통일성을 높일 필요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표준은 최고만을 지향하기보다는 경제발전단계, 사회 성숙도 등을 고려해 적합한 수준으로 정할 필요가있다. 하지만 우리 표준은 환경ㆍ식품ㆍ위생 등 여러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미국 기준을 벤치마킹하는 경우가 많아 과도하게 높은 경향이 있다.
이 때문에 유럽국가에서 널리 유통되는 제품도 우리 표준에는 부적합한 경우가 있다. 미국 등 특정국 기준에 편향돼 있는 우리 표준제도의 보편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같은 선진국의 공통분모에 수렴시키는 다자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김완순 외국인투자 옴부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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