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사자옆에서 잠들고, 사자가 사람 옆에서 잠들었던 때가 있었다. 그러다가 사람이 모든 것을 엉클고 망가뜨렸다. 혼란의 시간 속에서 한 사람이 평화를이루려고 왔다. 떠돌이 들개가 그 남자의 삶을 지켜봤다.‘생의 한가운데’의 작가 루이제 린저(90)가 개의 눈으로 본 예수 이야기를 지었다. ‘개형제’(이레 발행)에서는 수천 년에 걸쳐 두 번은 인간으로, 그리고대개는 여러 삶을 경험한 개로 지구를 방문한 피조물이 얘기를 전한다.
그 개는 자기를 ‘형제’ 라고 부른 30대의 젊은이를 누구보다 사랑했다. 개 형제는 젊은 예수가배고픈 사람을 먹이고, 병자를 고쳤으며, ‘창녀와 거지들의 편을 들었다’ 는 죄목으로 십자가에 달리는 것을 안타깝게 바라본다.
‘개 형제’ 는 예수의짧은 생애를 통해 모두가 어렴풋하게 기억하는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소망을 전한다.
기독교의예수의 생애가 큰 틀을 이루지만, 개가 인간으로 환생한다는 불교의 윤회사상도 짙게 깔렸다.
독실한 기독교 가정에서 성장했고,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라마와 깊이있게 교감했던 작가의 삶의 궤적이 비춰진다.
작가는 “오늘은 환호성을 지르지만, 내일이면 모두 잊어버리는 게 대중” 이라고씁쓸하게 말하면서도, ‘살아있는 모든 것들 사이에 평화가올 것’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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