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여름철 삼계탕 한 그릇만 먹어도 땀을 비오듯 흐른다. 얼굴에서 뚝뚝 떨어지는땀은 본인에게 불편할 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불쾌감을 준다.땀은 열을 발산해 체온을 조절하는 인체의 자연스런 생리현상이다. 건강한 정상인이하루에 흘리는 땀의 양은 0.5~0.7리터 정도.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은 시간당 2리터까지 쏟으며 속옷을 흠뻑 적시기도 한다. 교감신경 활동이활발한 사람은 특히 땀을 많이 흘린다.
많은 경우 체질 탓으로 돌리며 그냥 참고 지내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크고 사회생활에지장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고려해볼 만하다. 최근 국내 병원의 내과, 피부과, 흉부외과 , 마취과에서 시술되는 치료법을 중심으로장단점을 비교해 본다.
▽내과ㆍ피부과
일반적으로 외래에서 환자가 쉽게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은약을 바르는 것이다.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문병술 과장은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크림제제인 염화알루미늄을 매일 바르면 땀샘을 일시적으로 차단할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은희철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와 서구일 드림피부과 원장은 다한증 환자에게보툴리눔 독소를 주사해 좋은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제까지 다한증은 교감신경 절제수술이 일반적인 치료법이었다. 서구일 원장은 “보툴리눔독소를 생리식염수에 희석해 땀이 많이 나는 부위인 손바닥, 발바닥, 이마, 머리, 겨드랑이 등 부위의 피부 속에1~1.5㎝ 간격으로 50~70여 군데 주입한 결과,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고 말했다. 1999년 1월부터 2001년 4월까지 239명의 환자에게 이 치료법을 적용한 결과,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만족할만한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보툴리눔 독소는 이제까지 근육질환과 사시 치료에 널리 사용돼 왔으며, 최근 들어서는표정 근육을 마비시켜 주름살 제거 수술에 선풍적 인기를 모아왔다. 보툴리눔 독소가 다한증에도 효과를 발휘하는 이유는 교감신경의 지배를 받는 아세틸콜린의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서 원장은 “ 다한증을 수술로 치료했을 때 최대 단점인 보상성 다한증 증상이 보툴리눔 독소 치료법에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면서“입 주변과 뺨을 제외한 우리 몸 어디에나 국소 마취로 외래에서 간편하게 시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상성 다한증이란 땀이 많이 나오는 부위인 손의 교감신경을 절제한 후 엉덩이나 가슴 등 엉뚱한 부위에 땀이 많이 나오게되는 현상이다. 유일한 부작용이란 손바닥 치료 후 근력 약화 등이다.
그러나 보툴리눔 독소 치료법에는 약점도 많다. 무엇보다 치료 효과가 3~6개월,짧으면 1개월밖에 지속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 결과, 대체로 겨드랑이 6개월, 손바닥 1~3개월, 발바닥 3개월, 이마 6개월 등으로효과가 지속됐다는 것이다. 일시적 효과를 얻는 것에 비해 시술 가격도 비싼 편이다. 겨드랑이 80만 원, 양손바닥 140만 원 정도.
▽흉부외과
다한증의 근본적인 치료법은 땀 분비를 지배하는 교감신경을외과적 방법으로 잘라버리는 수술이다. 겨드랑이 속으로 작은 구멍을 뚫은 후 가느다란 도관의 미세 흉강경을 이용해 교감신경을 자르거나 클립으로 묶는교감신경 차단술 등이 시행되고 있다. 손 다한증 환자의 겨우 95% 이상 좋은 효과를 보인다. 수술적 치료의 최대 단점은 보상성 다한증 증세가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도 최근 수술법의 개선으로 많이 보완됐다.
영동세브란스 병원 이두연 교수는 “교감 신경이 아니라교감신경 가지만 자르는 수술을 최근 도입, 보상성 다한증의 부작용도 나타나지 않게 됐다”고말했다. 흉부외과에서 실시하는 다한증 수술 비용은 80~150만원 선. 수술은 10~20분 만에 끝나며, 당일 입원해 퇴원이 가능하다.
▽마취과
통증 클리닉에서 실시하고 있는 다한증 치료도 역시 한시적방법이다. 교감신경이 뻗어있는 등에다 알코올을 이용한 마취제를 주사해 신경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1~2년 정도 땀분비를 줄이는 효과를 보는 치료법이다.
■'지나친 땀' 당뇨·심장병등 의심
온몸에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으므로 건강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세종병원 내분비내과 문병술 과장은 “당뇨병, 심장병, 비만증같은 질환을 가진 사람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 환자, 갱년기 여성도 땀을 많이 흘린다” 고 말했다.
땀이 많이 나고, 쉽게 피곤하며, 더위를 못 참고, 손발이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리고,안절부절 못하고, 식욕이 왕성해져 잘 먹는데도 체중이 급격히 감소할 때는 갑상선 기능항진증을 의심해야 한다.
강심제를 복용하는 심장병 환자의 경우 칼륨이 땀과 함께 많이 배출되면 심장 수축이제대로 안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땀을 단시간에 과도하게 흘릴 경우 혈당수치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만성질환자가 체중 감량을 위해 여름철 땀복을 입고 운동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통풍이 안 되는 상황에서 땀이 많이 흐르고 체온이 급격히 올라가면 열쇼크로 사망할 수도 있다. 땀복보다는 헐렁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이 무난하다. 운동하기 10~20분 전 물을 한 컵 마시면 땀을 많이 흘리더라도 어느 정도 탈수 증상을 예방할 수 있다. 운동 중에도 30분 간격으로 생수 한컵씩 마시면 수분 보충 효과를 볼 수 있다. 콜라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는 오히려 땀 분비를 증가시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갱년기에 접어든 여성도 여성호르몬 결핍으로 혈관운동장애가 나타나면서 밤에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 이로 인해 만성수면장애까지 겪게 되는데, 호르몬을 보충하면 혈관순환 장애 증상 뿐 아니라 땀나는 증상도 가라앉힐 수 있다.
송영주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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