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가 발표한 1999년 한국 중앙암등록사업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장암은 국내 암등록 사업이 시작된 83년에 비해 무려 115.2% 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현재 암발생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위암의 경우, 같은 기간 중 오히려11.5% 포인트가 감소했다. 암발생 2위인 폐암은 83년과 비교하면 37.5% 포인트, 3위인 간암은 11.1%포인트 증가해 대장암의 급격한증가세에는 못 미쳤다.
고지방식, 육식섭취 증가로 우리 암 발생도 서구 패턴을 따라가고 있는데, 대장점막이 발암물질에 오래 노출돼 있다 암으로 발병하기까지 약 10~15년이 걸린다고 추산하면, 대장암은 더욱 더 빠른 속도와 무서운 기세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안타까운 것은 대장암의 조기진단이 거의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장항문전문병원인대항병원 육의곤 과장은 “대부분 환자가 2~3기에 편중돼 있다”면서“대항병원의 경우 대장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가운데 1기는 15%에 불과하고, 2기 35%,3기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장암의 조기진단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이유는 환자들이 거의 증세를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변이 무르고 설사를 자주하고 속이 거북하고 배가 부르고 체중이 감소한다든지, 혹은 변비나 배변 습관 변화 등의 증세는 대장암만의 특별한 증세가 아니라, 다른 소화기 질환을 가지고 있을 때도 나타날 수 있는 일반적 증세이기 때문이다.
대항병원이 대장암 진단을 받은 환자 78명을 대상으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게된 동기를 조사한 결과 출혈이 42%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 19%, 변비 16%, 출혈과 변비 6%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기검진 시 우연히 대장암으로 진단된 경우도 6%나 됐다.
대장암 진단 검사로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직장 수지 검사. 의사가 비닐 장갑을 끼고 가운데 손가락을 환자의 항문에 넣어 실시한다.
전체 대장암의 50%는 이 검사법만으로 환자를 가려낼 수 있다. 요즘 개원가에서 널리 시행하는방법은 대장내시경 검사다.
내시경을 항문에 넣어 직장부터 맹장 부위까지 육안으로 관찰하는 대장내시경 검사는 정확도가 높을 뿐 아니라, 진단과 동시에조직검사나 치료적 시술도 가능해 보편화하고 있다.
검사 전날 가벼운 저녁 식사 후 금식한 뒤 다음날 10분만 투자하면 간단히 실시할 수 있다.전날 금식시에는 세정제를 복용, 수차례 설사처럼 묽은 변을 본 후 당일 검사를 받으면 된다. 검사 후에는 곧바로 일할 수 있다.
이외에도 비용이 저렴한 반면, 정확도가 낮은 대변잠혈검사, 에스결장경 검사 등도 이용된다.
대장암 진단시기는 곧 생존율을 의미한다. 보통 대장암 2기는 5년 생존율이 70% 이상 되지만 3기로 넘어서면 30~50%, 4기에서는 5% 이하다.
육의곤 과장은 “신선한 과일, 야채, 도정하지 않은 곡류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즐기고 동물성 섭취는 줄이는 것이 대장암의 예방법”이라고 말했다.
송영주 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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