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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2세정치인의 正道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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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2세정치인의 正道는

입력
2001.06.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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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朗) 일본 총리, 메카와티수카르노 푸트리 인도네시아 부통령, 글로리야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등등…. 이들의 공통점은‘2세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또최근 들어 정치적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인물들이다.흔히 2세 정치인들은 아버지의 후광에 힘입어 정치에 입문한 후 순탄한 정치 생활을통해 지도자의 반열에 오른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2세 정치인들이 제대로 된 경력 없이 국민의 인기에 편승해 무임 승차하는 것을 강력하게 비판하기도한다.

2세 정치인들도 이 같은 점을 의식, 될 수 있으면 아버지의 영향력을 배제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외국의 경우 아버지의 업적이나 후광과는상관없이 스스로 노력을 통해 정치적 역량을 갖추고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국민적 지도자가 되고자 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부시 대통령이라고 말할수 있다.

아버지가 대통령을 역임한 부시는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기에 앞서 텍사스 주지사로서 연임하는 등 정치력을 보여준바 있다.

그는 역대 텍사스 주지사 중 가장 뛰어난 업적을 남긴 인물 중 하나였다. 만일 그가 대통령 후보가 되지 않았더라면 3번 연속 주시사에당선될 정도로 주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왔다.

수카르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딸인 메가와티 역시 오랜 야당 생활을 하면서 수하르토 대통령의 독재체제에 항거해온 투쟁가였다.

그는 이 같은 반체제 활동으로 가택 연금을 당하는 등 고난한 재야 생활을 해왔으며 결국 수하르토 독재체제를 무너뜨리는데결정적 역할을 했다.

고이즈미 총리나 아로요 대통령 역시 아버지의 후광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자신들이초선 의원 때부터 지역구에서 열심히 활동한 덕분에 현재의 정치적 신망을 얻게 됐고 국가 최고 지도자의 지위에 오르게 됐다.

외국의 2세 정치인들의 또 다른 특징은 결코 아버지의 후광을 선전하지도 이용하지도않는다는 것이다. 또 아버지와 자신을 될 수 있으면 차별화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시는 아버지 부시가 외교 정책에 훈수를 두는 것을 싫어하는 것으로알려졌다. 뉴욕 타임스가 부시의 대북 정책과 관련, 아버지 부시의 메모를 전달 받았다고 보도하기는 했으나 실제로 부시의 대북 정책은 현재 콜린파월 국무부 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 콘돌리사 라이스 백악관 안보담당 보좌관 등 외교ㆍ안보팀과의 협의를 통해 결정된 것이다.

아버지의메모가 참고는 됐지만 결코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는 말이다. 만약 부시가 아버지의 훈수대로 어떤 정책에 대해 결정을 내린다면 미국 국민은부시를 당장 외면할 것이 뻔하다.

고이즈미 총리 역시 의원이었던 아버지의 지역구를 물려받기는 했으나 처음 출마했을 당시 낙선한 이래 지금까지 연속당선되는 등 철저한 관리와 분명한 정치적 색채를 보여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이처럼 외국 정치인들은 아버지의 후광이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능한 배제하고 자기스스로 홀로서기를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치인들은 이와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고(故)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의 장녀 박근혜(朴槿惠) 한나라당 부총재의 행태를 보면 이해가 안가는 대목이 많다.

박 대통령의 업적을 마치 자신의 정치와 연결시켜 이를토대로 지도자의 반열에 오르고자 한다는 말이다. 박 대통령에 대한 공과(功過)는 역사가 판단할 문제이지 이회창(李會昌) 총재의 묘소 참배를 통해확인할 사항이 아니다.

박 부총재는 6월 항쟁이나 민주화 운동에도 참여한 적이 없다. 청와대에서 보호를 받으며 살아온 그가 국민의 고단한 삶이나 마음을 어느 정도 읽고 있으며 얼마나 의정생활에 반영했는지묻고 싶다.

그는 단지 영부인 육영수(陸英修)의 사망 이후 장녀로서‘퍼스트 레이디’ 역할을 한 것 밖에 없다. 그가 어머니처럼 머리 모양을하고 지역구에서 유권자들을 상대로 과거의 향수나 자극하며 표를 얻은 것은 아닌가.

2세 정치인이 성공 여부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자신만의 색깔과모습을 보여주며 미래를 지향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닐까.

이장훈 국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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