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극심한 황사와 최악의 가뭄은 중국 북서 내륙의 사막화가 큰 영향을 주었으며 이 현상이 매년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기상청은 11일 “전반적인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중국 북서부 내륙에서 과거 20년에 비해 현저히 강화된 고기압이 동북아지역 전반에 걸쳐 석달째 극심한 고온건조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현상은 기상학상 중국의 영향을 받는 편서풍 지대인 우리나라의 봄철 기후에 앞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정확한 발생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이 고기압대는 중국 국토의 27.3%(262만2,000㎢)를 사막화시키고 있어 60~70년대 북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팽창에 따른 에티오피아와 수단 등의 극심한 가뭄이 동아시아에 재현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5월은 원래 건조한 대륙기단의 영향권에서 다습한 해양기단의 영향권으로 이전하는 시기지만, 올해는 중국 내륙에서 기원한 고기압의 세력이 워낙 강해 해양기단이 튕겨나가면서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됐고, 이 같은 현상은 이례적으로 6월 초순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봄철강수량이 전국적으로 평년의 11~71% 정도로 기상관측지역 73곳 중 48군데가 관측 이래 최저를 기록했으며, 68개 지역은 겨울철 보다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 박정규(朴正圭) 기후예측과장은“사막화 지역에서는 비구름이 생기는 지상 1~2㎞ 지역에 오히려 뜨거운 고압대가 형성되는 ‘웜하이’(Warm High) 현상이 계속된다”면서 “당분간 극심한 가뭄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물부족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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