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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망 업체들 '공멸'경쟁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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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속망 업체들 '공멸'경쟁 하나

입력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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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초고속 인터넷 업체들이 구조조정은 외면하고 과열경쟁을 주도해 비난을 사고 있다.업체마다 각각 수천억 원대의 누적적자를 안고 있으면서도 “곧 수익이 발생한다”는 막연한 전망으로 구조조정을 아예 외면하거나 형식적인 구조조정으로 시장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 "구조조정 필요없다"

1999년 709억원, 지난해 2,99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2,500억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하나로통신은 최근 초고속인터넷 가입비 면제 및 장기 이용료 인하, 시내전화 요금인하 등 출혈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하나로통신 관계자는 “유선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한국통신과 겨루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마케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내년에 손익분기점에 이르고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필요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한 정보통신전문 애널리스트는 “이 회사가 초고속 사업에 이미 투자했거나 할 예정인 자금만 3조원 수준이어서 수익을 내는 체계로 돌아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자금력이 시험대에 오를 올해 하반기가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2,0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적자도 300억원에 이르는 두루넷은 3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 인원의 12% 가량을 희망퇴직 등의 형태로 감축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두루넷은 구조조정 실시이후 남아있는 직원들의 임금을 평균 14% 인상해 구조조정의 효과를 퇴색시켰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희망퇴직자들에게 평균 6개월 치 임금분의 위로금을 지급한데다 임금까지 인상해 지출이 오히려 많아졌기 때문.

두루넷 관계자는 “가입자 100만 명 돌파와 흑자 전환 등 제2의 도약을 위해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주는 조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 내년 상반기면 시장 포화상태

5월말 현재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가입자는 한국통신 287만 명, 하나로통신 147만 명, 두루넷 101만 명 등 모두 580만 명(각사 발표 종합)에 이른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연말께는 700만 명을 넘어서고 국내 1,500만 가구의 60%가 가입할 것으로 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체들도 신규 가입자 확보를 위해 최근 가격 낮추기 공세 등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기존 망을 활용하고 있는 한국통신의 시장점유율이 50%에 육박하고 월3만~4만원대의 이용료로 ‘손해 보는 장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업체들의 수익성이 쉽게 개선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경우 전화망을 앞세운 베이비 벨(지역별 시내전화회사)의 저가 공세에 밀려 코바드 등 대표적 초고속 인터넷업체들이 심각한 경영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도 데이콤이 개인용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철수를 검토 중이고 드림라인도 가입자 확보 경쟁을 포기한 상태.

통신 전문가들은 “업체간 과당경쟁은 자칫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금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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