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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베끼기'에 중소업체들 "못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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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베끼기'에 중소업체들 "못살아"

입력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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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소업체의 인기 브랜드를 모방하라!”국내 식음료 업계의 최대 메이저 롯데가 펼치고 있는 마케팅 전략이다. 경쟁업체의제품을 겉부터 속까지 그대로 베껴 그 인기에 무임승차 하는가 하면, 막강한 영업력과 유통망을 이용한 가격 후려치기로 시장질서를 깨뜨리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군소 업체들은 “아무리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을 만들어도 대기업의 ‘베끼기 상술’과 저가 물량공세 때문에 시장에서도태될 수 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와 롯데제과, 롯데햄ㆍ우유 등 롯데 계열 식음료업체들이최근 3~4년 사이에 출시한 모방제품은 무려 30가지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선발제품을 아예 시장에서 몰아내고 1위 자리를 빼앗은 제품들도상당수에 이른다.

롯데는 남양유업이 미과즙음료 ‘니어워터’를 개발, 인기몰이에 나서자 곧바로 똑 같은 컨셉의 ‘2% 부족할 때’를 출시, 막강한마케팅력을 앞세워 현재 시장의 90%이상을 장악했다.

‘암바사’라는 우유탄산음료가 나왔을 때는 맛과 성분을 그대로 흉내낸 ‘밀키스’를 내세워 시장을빼앗았고, 해태가 씹어먹는 과일음료 ‘봉봉’과 ‘갈아 만든 배’를 출시했을 때는 ‘쌕쌕’과 ‘사각사각’으로 뒤쫓아 왔다.

보리탄산음료의 효시로한 때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일화의 ‘맥콜’처럼 롯데의 모방제품(‘보리보리’)이 나온 뒤 아예 시장에서 종적을 감춰버린 제품도 있다.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하는 군소업체 일수록 피해가 심각하다. 롯데는 중소업체 웅진식품이 쌀음료 ‘아침햇살’과 매실음료 ‘초록매실’, 대추음료 ‘가을대추’등 새로운 개념의 음료제품을 잇따라 내놓으며 다크호스로 부상하자 ‘별미별곡’과‘모메존매실’, ‘홍대추’등 용기와 포장디자인은 물론 성분까지 그대로 본뜬 제품들을 나란히 출시,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자체 유통망을 통해자사제품을 경쟁제품보다 훨씬 싼 값에 유통시키고 있어 업계의 비난을 사고 있다. 매실음료의 경우 롯데 마그넷에서 판매되는 가격(1.5리터 들이기준)은 웅진 ‘초록매실’이 2,450원, 롯데 ‘모메존매실’1,750원으로 롯데 제품이 28.5%나 싸다.

업계 관계자는 “식음료 제품의 경우 라이프사이클이 워낙 짧기 때문에 특허를 출원해도 제대로권리를 보호 받을 수 없는 게 문제”라며 “선도기업이 연구개발은 뒷전으로 미룬 채 타사제품 흉내내기에만 몰두할 경우 시장 자체가 후진성을 면키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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