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1일부터 자사 인터넷사이트(www.sbs.co.kr)에서 시작한 드라마 대본 유료화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시청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어차피 지난 대본을 보여주는데 돈을 받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며 ‘대본유료화 철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청각장애인은 “여인천하를 재미있게 보고 있는 데 자막서비스가 되지 않아 드라마를 먼저 보고 대본을 읽으며 줄거리를 꿰맞춘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드라마 대본을 한 번 열람하는 데 드는 돈은 200원. SBS가 이런 반발을 예상하고도 ‘유료화’를 감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터넷부문 자회사 SBSi 컨텐츠팀은 “사실 이전부터 천리안, 하이텔 등 PC통신에서는 대본 서비스가 유료였다.
그것을 인터넷 사이트로 옮겨왔다고 생각하면 된다. 직접적인 이유는 수익 문제다. 대본을 인터넷에 올리면 작가들에게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하는데 광고 등 별다른 수익원이 없는 상태에서 유료화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SBSi는 조만간 프로그램 VOD도 화질을 차별화하여 유료화할 계획이다.
다른 방송사들도 ‘유료화 방침’은 굳힌 채 여론을 살피고 있다. 2월부터 유료화 계획을 추진해 왔다는 iMBC 는 “7월쯤 대본과 VOD서비스 유료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수신료를 받는다는 부담감이 있어서인지 좀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자회사 크레지오의 한 관계자는 “아직 특별한 계획은 없다. 그러나 유료화는 분명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한다.
현재 각 방송사 인터넷사이트에서 영화 등 일부 서비스는 유료화되어 있지만, 방송프로그램과 관련한 서비스가 유료화된 것은 SBS의 드라마대본 서비스가 처음이다.
‘전원을 켜면 나오는 게 TV’ 라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어서인지 유독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수익모델’을 찾아야 하는 방송사의 입장과 ‘TV프로그램은 무료 공공서비스’라는 시청자들의 생각이 팽팽히 맞설 듯하다.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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