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장품 CF와 영화 ‘노랑머리2’ 출연 등 연예계 본격 데뷔로 화제가 된 트랜스젠더(성전환자)하리수가 KBS2 ‘인간극장’의 주인공으로 등장한다.11일부터 15일까지 방송되는5부작 ‘그 여자 하리수’(오후 8시 50분)는 세상의 편견 앞에 당당히 선그녀의 이야기이다.
‘인간극장’은 그동안 연예인을다루더라도 코미디언 배삼룡, 배우 김희라 등 세간의 관심에서 비껴난 이들의 희로애락을 진지한 시각으로 담아냈다.
그래서 한창 주가를 올리는 ‘하리수’는 이례적인 소재다. 장기하 PD는 “2개월전 하리수를 섭외했는데, 갑자기 너무 유명해져서 제작이 무척 힘들어졌다”고 한다. 스케줄이 너무 많아 혼자 있는 시간, 진솔한 모습을 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카메라는 그의 바쁜 일상을 고스란히 따라간다. 그는 요즘 각종 화보촬영과 인터뷰,그리고 영화 출연 등 웬만한 스타급 연예인 못지않게 스케줄이 빡빡하다.
본래 가수가 꿈이었던지라 음반준비까지 하고 있다. 너무 많은 욕심을 부리는듯도 하지만 “여자로서의 삶을 너무 늦게 시작한 만큼 남들보다 더 치열하게 열심히 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하리수가 가장 노출을 꺼리는 것은 바로 자신의 가족. 제작진은 어버이날을 맞아어렵게 마련된 가족들의 저녁식사 자리에 함께 했다.
아버지는 2대 독자였던 하리수를 아직 딸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누구보다불쌍한 것은 바로 이수(하리수의 본명)’ 라고 털어놓으며 어렵게나마그의 성 정체성을 조금씩 받아들이고 있다. 하리수 측의 간곡한 요청에 의해 부모의 얼굴은 모자이크로 처리했다.
‘인간극장’이라면 유명인을다루더라도 연예정보프로그램이나 ‘스타 다큐’ 류와는 달라야 한다는것이 시청자들의 기대.
하리수의 경우 나름대로 많은 노력은 했지만, 일상을 샅샅이 담아내는 특유의 정밀함은 다소 떨어진다는 게 제작진의 아쉬움이다.
산골소녀 영자, 트렌스젠더 무용수 진싱 등 낯선 인물을 프로그램을 통해 화제로 만드는 것 못지않게, 화제의 인물을 낯선 시각으로 보기가 더 힘들었을것이다.
양은경기자
ke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