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디 드라마의 퇴조인가, 일시적인후퇴인가. 회당 2억원을 투입하고 최고의 스타들을 대거 투입한 MBC ‘호텔리어’ 와 SBS ‘아름다운 날들’ 이 예상 외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을 뿐만아니라, 근래 트렌디 드라마의 외면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방송계 안팎에서 이런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92년 6월 1일 ‘질투’ 로 첫선을 보인 트렌디 드라마는 10년째 방송3사의 드라마 주요한 흐름을 형성하며 인기 장르로 부상했다.
또한 트렌디 드라마는 10~20대를 드라마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 영향을 주는 세력으로부상시켰고 젊은 스타를 양산하는 산실 역할을 해왔다.
트렌디 드라마는 16~24부 형태로10~20대 스타를 내세워 신세대의 사랑과 생활을 감각적이고 화려한 화면과 빠른 템포, 경쾌한 배경음악 등을 사용해 젊은이 취향에 맞추었다. 국내방송사의 트렌디 드라마 도입에는 일본 트렌디 드라마의 영향도 컸다.
트렌디 드라마는 젊은이들의 생활과의식, 유행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30% 이상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으로는 ‘질투’ ‘별은 내 가슴에’ ‘마지막 승부’‘사랑을 그대 품안에’ ‘애인’ ‘신데렐라’ ‘사과꽃 향기’ ‘안녕 내사랑’ ‘의가형제’ ‘파일럿’ ‘진실’ ‘이브의 모든 것’ (이상 MBC)와 ‘모델’ ‘토마토’ ‘미스터 큐’ ‘해피 투게더’ ‘루키’ (이상 SBS) , ‘컬러’ ‘순수’ ‘가을 동화’(이상 KBS) 등이다.
트렌디 드라마 연출로스타 PD로 올라선 사람도 많다. 이승렬 이진석 이창순 장용우 김사현 PD(이상 MBC)와 정세호 오종록 장기홍 이장수 PD(이상 SBS) 윤석호PD(KBS) 등이 대표적이다.
트렌디 드라마는 드라마사적으로 큰의미를 지닌다. 주철환 이화여대 교수는 “트렌디 드라마는 영상의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오는 등 내용 보다는 형식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크다”고 지적했다.
요즘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 드라마 수출붐을 주도 한 것도 세련된 화면으로 무장한 트렌디 드라마의 출현으로 가능했다.
드라마의소재를 대폭 확대시킨 것도 트렌디 드라마의 긍정적인 면 중 하나다. 가족이 주요한 소재였던 홈 드라마의 패턴에서 벗어나 트렌디 드라마는 다양한직업과 사랑의 형태를 과감하게 드라마화했다.
그러나 부정적 기능도 적지 않다.우선 연기력이 부족한 탤런트를 양산했다. 연기력이 없는 탤런트를 적당히 예쁜 화면으로 포장했다.
또한 삶의 진정성보다는 감각적ㆍ선정적 내용으로드라마 분위기를 주도함으로써 세대간의 갈등을 조장한 것도 문제다. 일본 드라마의 표절을 본격화한 것도 트렌디 드라마 등장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본드라마의 표절로 조기 종영된 ‘청춘’ 을 비롯해‘토마토’ ‘해피 투게더’ 등이 표절 시비를 낳았다.
“방송 10년째를 맞는 트렌디 드라마가새로운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연출자들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고민할 때다” 라고 이진석 PD는 지적한다. 지금이야말로 트렌디드라마가 새로운 방향성을 치열하게 탐색할 때라는 것이다.
■드라마 인기만큼 숱한 스타 양산
트렌디 드라마는 높은 인기만큼이나 많은 스타를 양산했다. 스크린에서 왕성하게활동하는 심은하 장동건 고소영 이병헌 김희선 최진실 등이 대표적인 트렌디 드라마 출연으로 스타덤에 오른 연기자들이다.
최수종 차인표 안재욱 명세빈최지우 김소연 송승헌 채림 김하늘 김승우 등 브라운관 인기 연기자들 역시 트렌디 드라마로 스타가 됐다.
트렌디 드라마가 배출한 스타는 두 종류로 나뉜다. 여전히 일관된 캐릭터를 맡아기존 이미지를 강화하는데 치중하는 연기자와 정통 드라마나 시대극 등 연기력을 요하는 장르에 진출해 연기력을 쌓는 탤런트로 구분된다.
차인표는 “이미지중심의 트렌디 드라마는 연기력을 쌓는데 한계가 있는 장르이다. 앞으로 출연을 자제하고 연기로 승부하는 장르에 출연을하겠다” 고 말했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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