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미국이 9일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걸림돌이 돼온 미해결 문제들에 합의함으로써 중국의 15년 숙원인 WTO가입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특히 이번 합의는 조지 W 부시 미국 정부 출범 후 미 정찰기 충돌사건 등으로 급랭했던 양국 관계가 ‘화해’의 수순으로 돌아설 계기를 제공했다는정치적 의미도 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합의로 중국의 WTO 가입 문제는 28일부터 제네바에서 열리는 WTO의 다자간 협상인 중국가입작업반 제16차 회의에서 완결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다.
미국측 회담 대표인 로버트 죌릭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중국이 올해 안에 WTO에 가입할 수 있도록 모든회원국들이 지원해야 한다”며 연내 중국의 가입을 기정 사실화했다.
그동안중국의 WTO 가입은 농업보조금, 금융개방, 소매시장 개방, 수출입권 등에 대한 중국과 WTO 주요 회원국들간의 이견으로 올해를 넘길 가능성이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최대 난제로 꼽힌 것은 농업보조금. 중국은 개발도상국 지위에 맞춰 국내총생산(GDP)의 10%이상 보조금 지급 허용을요구한 반면, 미국은 5%를 주장했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 농업보조금 문제에 한발씩 물러나 합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내용이 나오진않았지만, 중국이 농업생산품에 대해 유연성을 확보한 대신 다른 생산품들에 대한 보조금은 엄격한 제한을 가하는 선에서 타협을 보았다고 뉴욕타임스가10일 보도했다.
이번합의는 양국의 이해관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해 안에 WTO가입을 이루지 못할 경우 국제적 신인도에 타격을 입어 엄청난 정치적ㆍ경제적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했었다.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무역상대국들로부터 최혜국대우를 받게 돼 수출입에서 연10%의 교역증가 효과를 누리게 되며, 11월 WTO 각료회의에서 논의될 뉴라운드 출범에도 참여하게 된다.
더욱이 냉각된 미국과의 관계가 지속될경우 2008년 올림픽유치활동 등에도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아 중국이 최근 정찰기 반환에 이어 이번 합의에서도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도더 이상 중국과 냉각관계를 유지할 경우 미사일 방어(MD) 등 최근 부시 행정부의 세계 전략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 합의를 적극 이끌어낸 것으로관측된다.
유럽 순방을 앞두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입장에서 교토(京都)의정서 탈퇴, MD 강행 등으로 차가워진 유럽의 시선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중국과의 화해분위기 조성이 필요했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죌릭대표가 “(이번 합의는) 두 나라에 모두 이익이 되는 ‘윈-윈’의 결과”라는 해석이 이런 양국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권혁범기자 hbkwon@hk.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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