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을 재개키로 결정하기까지에는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사진)의 훈수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뉴욕타임스는 10일 부시 전대통령이 아들에게 대북 대화 재개의 필요성을 강력히 촉구하는 메모를 전달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타임스는 “부시 전 대통령은 동북아시아 문제 전문가로 자신에게 조언을 해 온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가 작성한 메모를 콘돌리사 라이스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을 통해 부시 대통령에게 전달했다”면서 “부시행정부가 발표한 대북협상 재개 성명에 메모의 내용이 대부분 포함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부시 전 대통령이외교경험이 없는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는 워싱턴 정가는 물론, 다른 나라에게도 지대한 관심사였다”면서 “대북 정책에 관한 이 메모는 부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을 입증한 첫번째 구체적 증거가 됐다”고 지적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미해군 정찰기의 불시착 사건때도 비공식적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처럼 증거는 밝혀지지 않았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라이스 보좌관이 부시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메모를 대통령에게 전달했다”고 시인하면서 “하지만 이는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과 윌리엄 페리 전국방장관 등 전직 관리들로부터 전달받은 많은 정보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플라이셔 대변인은 또 부시 대통령이 아버지와의 모든 대화를 사생활로 지키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타임스는 부시 전 대통령이4월 텍사스 A&M 대학에서 개최한 대북정책 세미나에서 “행정부가 곧 대북협상을 재개할 것”이라고 예언했던 사실을 영향력의 증표로 상기시켰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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