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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로저 베이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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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속으로] 로저 베이컨

입력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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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2년 6월11일 영국의 신학자 겸 철학자 로저 베이컨이 옥스퍼드에서 죽었다.향년 78세.서머싯주의 일체스터에서 태어난 베이컨은 옥스퍼드와 소르본에서 공부하고 프란체스코회수도사로서 옥스퍼드에서 가르쳤다. 프란체스코회는 이탈리아의 수도사이자 시인인 아시시의 프란체스코가 청빈을 주지(主旨)로 삼아 1209년에 설립한 탁발 수도회다.

베이컨은 수학을 모든 학문의 기초로 생각해 평생 수학책을 뒤적거렸고, 그와 더불어 광학 연구에도 유다른 취미가 있었다. 그는 철학에 경험적 방법을 도입해 철학을 신학으로부터 구별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가 살던 시대의 큰 학자들이대개 그랬듯, 베이컨도 연금술과 점성술에서 시작해 공학과 역법을 거쳐 언어 연구에 이르기까지 관심을 갖지 않은 분야가 없었다. 그 박학다식으로당대에 이미 ‘경탄할 만한 박사 ’로 불렸던 그는 근대 과학의 선구자로 평가된다. ‘대서(大書)’‘소서(小書)’‘제삼서(第三書)’등의저서를 남겼다.

베이컨은 돼지의 옆구리살을 소금에 절인 뒤 훈연시킨 가공품이다. 이 먹거리 이름을 성(姓)으로 삼은 사람들 가운데가장 유명한 이는 영국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1561~1626)일 것이다. 영국 고전 경험론의 창시자인 프랜시스 베이컨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경구로 유명하다.

그는 또 인간의 지성을 흐릿하게 하는 네 가지 편견으로 종족의 우상, 동굴의 우상, 시장의 우상, 극장의 우상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 프랜시스 베이컨이라는 이름은 20세기 들어서 미술사에도 뚜렷하게 기록됐다. 물론 런던 출신의 근대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 이야기가 아니라 더블린출신의 화가 프랜시스 베이컨(1909~1992) 이야기다. 그는 초현실주의와 추상표현주의에서 일가를 이룬 거장이다.

고종석 편집위원

aromach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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