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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토플러-김영환 科技장관 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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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빈토플러-김영환 科技장관 대담

입력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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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IT)과 생명공학(BT)을 동력으로 삼는 신경제시대. 기술의 격변기에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인가?‘한국보고서’를 들고 방한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김영환 과학기술부 장관이9일 신라호텔에서 대담을 가졌다.

▦김영환 장관=박사님은 우리나라의 IT발전에 높은 평가를 하면서 IT와 BT의 융합을 강조했습니다. 우리로서는 자동차ㆍ조선ㆍ섬유ㆍ제철 같은전통산업기술과 ITㆍBTㆍNT(나노테크놀로지) 등 신기술을 접목하는 데 좀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데 어떻게 순차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고 보는지요?

▦앨빈토플러 박사=IT의 발전 없이는 BT의 발전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두 분야 사람들이 좀 더 많이 접촉하고좀 더 먼 안목을 갖고 두 가지가 통합되길 바랍니다.

물론 차례가 있겠지만 여러 국가간 경쟁에 어떻게 반응하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봅니다.어떤 혁신적 발명으로 인해 순서가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닷컴기업의 불황을 보면서 닷컴기업이 전통기업과 연결되지 못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존닷컴도최근에야 서점과 연결되었습니다. 구시대와 신시대가 이제 서서히 연결이 생기고 있습니다.

▦김영환=우리는 정부예산의 5%, 민간까지 포함해 GNP의 2.46%를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이중 상당부분을 BT에 투자합니다.

그러나BT 투자규모는 일본의 20분의 1, 미국의 12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자원의 제약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어떤 부문을 특화하는 것이 좋다고생각하는지요?

IT는 상업화까지 기간이 짧지만 BT는 기간이 길어 투자가 어렵습니다. 또 생명윤리 논란 등 난관이 많습니다.

▦토플러=제한된 자원을 어디에 할당할 것인가는 물론 고민거리입니다. 그러나 돈이 없다고 단기 결과나 경제성에 집중하면 다음 단계에서경쟁력(next ground)을 잃습니다.

작은 규모라도 가장 고도화된 분야, BT나 NT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합니다. 투자를 할 때는 기초연구와수익성연구를 병행하고 어떠한 시장이 크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합니다. 아직 연구가 안 되고 있는 부분을 찾아 시장타깃을 정하고 어떤 기술이적합한지를 연구해야 합니다.

지금은 위험이 큰 대기업에서 소기업으로 이전되는 상황입니다. 구체적으로제약회사의 예를 들 수 있습니다. 대기업은 제조 가능성이 있기 전에는 아이디어를 사지 않습니다.

내부적으로 연구를 추진하기보다 중소규모의 기업에게연구프로젝트를 맡겨서 나중에 팔 수 있다는 판단이 설 때 아이디어를 삽니다.

따라서 대기업은 위험부담이 줄고 중소기업은 늘어납니다. 연구실도 대기업은연구실을 분리해 밖에서 운영하다가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면 사고 나쁜 아이디어는 버립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커져야 합니다.

생명윤리에 관해선 여러 나라에서 고통스런 투쟁이 있을 것입니다. 생태계에관한 우려와 윤리ㆍ도덕ㆍ정치의 문제가 있죠.

배아연구나 복제는 이익과 해를 계산해 추진될 것입니다. 제가 보기엔 건강을 증진하는 잠재력이 너무엄청나고, 환자들의 정치적 압력이 커서 연구가 계속될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어떤 큰 싸움을 거쳐 돌파구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고 게릴라전을 통해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에이즈, 알츠하이머, 유방암 등에 연구비가 할당되는 것이 정치적 세력에 따른 것입니다. 발명은 너무 혁신적이라 이 대세를멈추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김영환=교육을 통해 창의력과 능력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적인 과제라 하겠습니다. 과학기술 인력의 확보를 위해 영재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어야한다고 보는데.

▦토플러=공장 지향적인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개혁이 필요합니다. 공장 일을 하기 위한 교육, 반복적이고 혁신을 저하시키는 교육방식은없어져야 합니다.

다양성을 추구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과학뿐 아니라 여러 분야에서 뛰어난 아이들에게 선택의 기회가 주어져야 합니다.

미국의 경우 민간부문에서 이러한 시도가 오히려 활발합니다. 홈스쿨링(Home schooling)같은 것이죠.

결론적으로 영재학교는 추천하고 싶지만, 역시 영재만 키우는 것 못지 않게 다른 학생들도 배려해야합니다.

혁신과 창의성은 한 분야가 아닌, 경계에서 생깁니다. 생물과 물리학이 합쳐질때 그 경계선에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여러 분야 사람들이 교류할 때 엄청난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과학계 내부뿐 아니라 밖도 있는 것도 고려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과학팀에 인류학자, 심리학자 등 다른 분야의 학자들을 합류시켜야 합니다.

▦김영환=독특한 질문을 하나 하겠습니다. 아이들의 경우 대부분 게임이나 채팅을 주로 하고 책은 멀리합니다. 정보화는 책과 인터넷이함께 가야 한다고 보는데, 인쇄매체와 디지털매체가 미래에 어떤 관련을 맺을 것으로 봅니까.

▦토플러=독서기계(Reading machine)같은 것이 생길 수 있을 겁니다. 여러 형태의 책이 나타나겠죠. 지금의 책과 똑같이생긴 전자문서도 있을 것입니다.

컴퓨터가 철이나 플라스틱만으로 만들어질 필요가 없는 것처럼 디지털화한 종이도 가능할 것입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책의 물리적 형태가 아니고 선형적으로 배우느냐, 아니면 하이퍼링크(hyperlink)로 서로 연관지으면서 배우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김영환=현재와 같은 격변의 시대에는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아직도 고질적인 지연ㆍ혈연ㆍ학연 등 연고주의와지역감정의 문제가 있고 국민들이 정치를 믿지 못하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정치적 리더십과 과학기술과 사회의 발전이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까.

▦토플러=산업화에서는 대량생산을 위해 모든 것이 집중되었지만 이제는 다양성을 추구하는 사회입니다.

사회ㆍ정치의 발전은 기술적 발전과병행해야 합니다. 생산 뿐 아니라 가족ㆍ사회구조가 다 발전해야 합니다.

지금의 정치 시스템은 증기엔진이 만들어지기 이전의 낙후한 시스템이어서 우리가목격하는 변화의 속도와 복잡성을 따라잡기에 무리입니다.

앞으로 정부의 속성, 성격 자체가 달라져야 합니다. 대량생산사회에서 탈 대량생산사회로 진입하고있기 때문이죠. IT나 BT가 원동력입니다.

그러나 정부가 이러한 변화에 도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정치인은 단기적 결과, 차기 선거에관심이 많습니다.

●엘빈 토플러는

‘제 3의 물결’ ‘권력 이동’ 등 저서로 유명한미국의 미래학자. 73세. 정보통신부 초청으로 방한한 그는 한국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용역으로 6개월 간 연구한 보고서 ‘위기를넘어서:21세기 한국의 비전’을 7일 김대중 대통령에게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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