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미래학자인 앨빈 토플러 박사의 한국에 대한 진단은 우리가 앞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얼마나험난한 길을 가야 하는 지를 잘 말해주고 있다.더구나 그 길은 ‘전대미답’(前代未踏)이어서 지금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어려움이 예상될 뿐 아니라, 성공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지적하고있다.
토플러 재단이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의뢰를 받아 6개월간 연구 끝에 내놓은 ‘위기를 넘어서: 21세기 한국의 비전’이라는 보고서의 핵심은 ‘나의 길’(My Way)이다.
자신이 스스로 길을 만들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와는 달리 참조할 지도도, 길을 안내하는 등대도 없다.
토플러 박사는 신경제에서 우리가 따를 만한 검증된 모델이 없다며,새로운 발전 모델을 찾아 재구성해 우리 실정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만들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후발 산업화 국가로서 그 동안 ‘압축 성장’을 가능케 했던 전범(典範)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나만의 길은 세계적인 조류 및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는 보편성을 전제로 해야 한다.
길을잘못 선택하면 언제까지나 선두국가가 되지 못하고 종속국가로 남아 있게 되며, 지금 우리가 그 갈림길에 와 있다는 것이 토플러 박사의 주장이다.
길을 만드는 수단은 끊임없는 개혁이다. 그가 변화를 저해하는 모든 사회ㆍ경제 제도에 대한 지속적인혁신 추진을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지나친 수출 의존에서의 탈피를 위한 전략의 변화, 노조의 역할 등 고용과 실업에 대한사회적 인식 변화, 교육제도의 문제점 등은 시급히 구체적인 대처 방안 마련이 필요한 항목들이다.
이 보고서에서 우리가 가장 주목해야 할 부문은 사회적 합의와 실천에 관한 것이다. 목표를 설정하고추진 계획을 세우는 데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간의 합의다.
그리고 제대로 실천되려면 지도층이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것들이부족하면 사회는 오히려 더 분열되고 후퇴한다.
지역 차이에 따른 ‘동서 갈등’, 같은 계층간의 ‘노노 갈등’, 개발격차에 의한 ‘남북 갈등’ 등 심한 병을 앓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큰 대목이다.
토플러 보고서가 새삼스럽게 우리에게 와 닿는 이유는 현재 우리가 처한 상황을 꿰뚫는 이 같은 날카로움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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